경제과학부 윤희진 차장
초반엔 가장 큰 목소리를 냈다.
각종 토론회와 집회 등을 종횡무진하며 ‘현장 의정’(議政)의 본보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피해를 호소하는 일부 주민, ‘반대’ 일변도를 걷는 일부 시민단체 등과 힘을 모아 잘못됐고, 안된다고 곳곳에서 열변을 토했다.
심지어 수십 년간 재산권 행사조차 못 한 땅주인 대부분이 적극 나서서 하루빨리 사업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제대로 듣지 않았다.
대전 민간공원 민간특례사업과 관련해 일부 대전시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권선택 대전시장과 같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어떤 시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와 무관한 사업인데도,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까지 했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내년 치러지는 6ㆍ13 지방선거와 무관치 않다.
우선 서구가 지역구인 한 시의원은 대덕구청장에 출마하겠다며 대덕구에 더 신경 쓰고 있다. 민간투자를 통한 공원사업에 반대한 이 시의원이 출마하려는 대덕구에도 용전근린공원 사업이 있다.
오랫동안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했던 토지주들은 반기고,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인근 주민도 없다. 월평과 매봉, 문화공원을 포함해 4개 공원 중 토지주와 주민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곳이다.
대덕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이 시의원이 용전근린공원과 관련해, 어떤 제스처를 취할지 궁금하다.
월평근린공원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던 또 다른 시의원은 자취를 감춘 상태다.
사업 예정지 토지주와 찬성주민들이 의회를 찾아와 강력하게 항의한 것이 한 몫 했다. 처음엔 시의원도 할 말은 했지만, 토지주와 찬성주민들이 ‘땅주인이냐, 다른 지역구 시의원이 왜 간섭이냐’ 등의 거센 항의에 ‘반대한 적은 없다’며 꼬리를 내렸다는 게 당시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매봉근린공원 반대행렬에 동참했던 해당 지역구 시의원도 마찬가지다.
일부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시청 앞에서 반대 집회도 했다. 지역정치권까지 가세해 사업을 반대한다는 3578명의 서명을 받아 대전시에 제출하기도 했다.
지역구 시의원은 공원훼손, 교통난, 주차난, 대덕특구 종사자 사기 저하 등을 이유로 전면 재검토하거나 시의 재정을 투입해 민간개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반대하던 비대위가 대전시의 줄기찬 설득으로 쌓였던 오해가 풀리면서 최근 찬성으로 돌아섰다. 과연 해당 시의원은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6ㆍ13지방선거를 앞둔 계산된 행보인지, 아니면 뚜렷한 소신인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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