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산석유화학단지 전력계통. 6개씩의 변전소가 운영되는 여수와 울산의 석유화학단지와 달리 1개변전소에 1개망으로 운영돼 낙뢰 등 전력안전망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고 있다. |
충남도 입주기업“수년째 전력공급 불안 해소대책 요구했다”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한화토탈이 낙뢰로 조업이 중단되자 ‘예견된 인재’가 결국 터졌다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년전부터 대산석화의 전력 공급체계가 불안해 대안마련이 요구되어 왔기 때문이다.
18일 충남도와 한화토탈에 따르면 지난 17일 낮 12시께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전기를 공급하는 변전선로에 벼락이 떨어져 한화토탈로의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당장 전기가 끊기자 한화토탈 1단지 12개 공장동은 이때분터 조업이 전면 중단됐고, 2단지 4개 공장동 가운데 3개동 역시 이날 밤부터 추가로 가동을 멈췄다.
한화토탈은 변전 선로 보수에 2∼3일 소요될 것으로 추정해 조업재개는 오는 20일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업중단에 따른 손해도 하루 수십억원을 넘어 설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화학단지의 전력공급 불안이 이미 수년전부터 충남도와 입주기업에서 제기돼 왔다는 점이다. 전력공급 안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이번 사고가 ‘천재(天災)’이기 보다는 ‘인재(人災)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입주한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등은 한국전력공사 대산변전소로부터 단 1개 회선의 개별 선로에 의한 단일 공급체계로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
국가산단인 전남 여수와 울산은 인근에 4∼5개의 발전소가 있고, 각각 6개의 변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것과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있다.
취약한 전력공급 체계로 2006년 3월에도 변전소 변압기가 고장나면서 2개 업체가 104억원의 피해를 보는 등 매년 정전으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별 기업의 피해는 연관 산업으로 확산되고 대산단지 입주기업들의 투자 위축으로 직결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지난해에도 충남도와 정부에 “송전선로가 한 개여서 단락 사고나 낙뢰 발생 시 입주 업체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했었다.
충남도는 대산단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전력사용량 증가 및 안정성을 위해 발전 설비를 확충하고 송전선로를 다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남도 허재권 투자입지과장은 “대산단지는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압도적이지만 국가산단이 아니라는 이유로 각종 인프라 지원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며 “석유화학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인프라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허 과장은 “대산단지 입주기업을 연결하는 송전선로(환상망)만 설치됐더라도 조업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산석유화학단지는 서산시 대산읍 독곶리 일원 1561만㎡ 부지에 한화토탈, LG화학, 롯데케미칼, 현대오일뱅크 등 70여개 기업에 근로자 1만5000여명이 조업중이다. 내포=맹창호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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