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경감을 위해 수능문제의 70%를 EBS 강의·교재에서 출제해온 ‘EBS-수능 연계정책’이 존폐 기로에 섰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재검토 의사를 밝힌 데다 학생과 교사로 구성된 청구인단이 지난달 교육의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헌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창의적 인재 배출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문제풀이와 암기식 교육을 조장하는 EBS교재풀이가 과연 필요한 교육정책인가라는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도입된 ‘수능-EBS 연계 정책’은 오히려 지난해 고교생 사교육 시장이 약 32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사교육 경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지난해 고교생 사교육참여율은 전년대비 2.3% 증가했으며, 금액도 개인당 2만원이 늘었다.
여기에 EBS 연계정책 이후 ‘암기·주입식 위주 교육’로 변질되면서 창의적 인재를 요구하는 현재의 인재상과도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도 ‘EBS-수능 연계정책’의 재검토에 힘을 실고 있다.
이로 인해 김상곤 부총리는 지난달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EBS-수능 연계정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많다”며 “재검토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 뿐 아리라 여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도 ‘수능 개편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EBS·수능 연계 출제 방식을 아예 폐지하거나 연계율을 공개하지 않는 방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지난달에는 수험생과 교사, 학부모 등 5명으로 구성된 청구인단이 헌재에 “‘2018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통해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수능 출제의 연계를 70%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힌 것은 교육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2010년 교육부와 EBS가 맺은 양해각서에 불과한 EBS-수능 연계가 정부 정책처럼 변해 매년 수능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며 “다양한 교재로 창의적 학습을 할 기회를 박탈하고 교사의 자유로운 교재 선택권과 학부모의 자녀교육권이 침해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문제풀이와 암기 중심의 교육방식이 앞으로의 인재상인 창의인재와는 맞지 않는데다 당초 수능의 본래 취지에도 맞지 않아 어떤식으로든 개편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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