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PC방 점주 폐업 혹은 무인기계 설치 부주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규모 2조원 추가
대전만 소상공인연합회 부재 … 지역목소리 대변해야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이 거세다.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시급 인상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며 줄폐업을 우려하고 있다. 시급이 오르면 경영악화는 불보듯 뻔하고, 결국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는 주장이다. 이런 환경에서 경제시장의 뿌리가 되는 소상공인들은 1년도 채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하루 5~6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하는 편의점은 폐업을 고민하는 점주들이 늘고있다. 최저시급이 오른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빠른 시일내에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낫다는 기류다.
최저임금 인상안이 발표된 후로는 PC방 점주들은 알바생을 대신할 무인기계를 설치하는 등 인건비 대안을 찾기에 분주하고, 아르바이트생보다는 가족 경영으로 부담을 덜겠다는 자영업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소상공인연합회(대표 최승재)는 지난 17일 아르바이트 등 단기 고용과 이직이 많은 소상공인 업종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또 소상공인들의 임금 지불능력 한계를 벗어난 최저임금 인상분에 대한 정확한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업계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 및 경영부담에 따른 불안심리가 확산되자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18일 발표했다.
중소기업청은 현재 2조원 수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규모를 4조원으로 확충하고, 정책자금 대출의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보증지원은 2022년까지 23조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소상공인들이 우려하는 생계형 적합업종은 정부가 직접 지정하고,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사업조정 권고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해 소상공인 및 영세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적극 보호하겠다고 발표했다. 골목상권의 전용화폐도 온누리상품권 등으로 확대, 소상공인 과밀지역 지정을 통해 소상공인 과당경쟁을 완화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과도하게 인상돼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는 약 15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조사대상과 비용산정, 비용추정치가 일부 과다 계상된 것”이라며 “일자리안정자금 지원을 위한 정부 TF에 소상공인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업계 부담을 최소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발빠른 지원 대책에도 지역의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속 빈 강정’이라는 강경한 태도다.
대전 둔산동의 자영업자는 “아직 정부의 지원책이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당장 6개월 뒤에는 인건비를 올려줘야 하는 상황이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대전지역만 유일하게 소상공인연합회 지역본부가 구성돼 있지 않다. 7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들이 개개인으로 정부와 타협할 수 없는 문제다. 지역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수용할 수 있는 지역의 대표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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