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경영평가 저하 원인 꼽아…시 ‘난감’
대전시가 내년초 출범하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공공기관 위탁운영에 무게를 두고 추진 중인 가운데 수탁이 유력한 시설관리공단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앞서 장애인단체와 공공기관 중 운영 주체를 놓고 잡음을 낸 데 이어 또 한번의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대전시에 따르면 내년초 문을 여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를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방향으로 정하고 유력 수탁기관인 시설관리공단과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이다.
현재 장애인만 대상으로 하는 사랑나눔콜센터를 민간 장애인단체에서 운영하는 가운데 서비스 이용 대상이 65세 이상 노인과 임산부로 확대되면서 공공기관 운영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시설관리공단 노조 측은 결사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14일 대전시에 ‘대전시시설관리공단 노조 입장’을 밝히며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수탁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했다.
노조는 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는 시설물 관리 사업이 아닌 교통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공단 설립과 무관하다는 주장과 함께 특수목적 법인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광역시 단위 중 광주와 울산이 특수목적법인으로 시 산하ㆍ출연 기관을 두고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든 것이다.
노조는 또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수탁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차량 교통사고 등에 따른 산업재해 증가로 경영평가에서 받을 결과 불이익을 우려했다. 노조는 “각종 지표에서 불이익을 받아 1~2단계 등급이 하락될 것으로 개인 평균 200~300만원의 임금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공단 조합원들을 분열시키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센터 수탁으로 무기계약직이 늘어남에 따라 이를 우려하는 내용도 전했다. 노조는 “무기계약직이 늘어나는 것은 노동을 중시하는 새정부의 정책방향과 맞지 않다”며 “그럼에도 위탁하려 할 때는 즉각 무기계약직을 양산하는 현재의 방식을 중단하고 현재 공단의 무기계약직 200여 명의 일반직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앞서 장애인 단체의 운영 유지를 어렵게 거부한 대전시는 시설관리공단의 이 같은 목소리에 난감함을 표하고 있다. 공공기관 운영 결정에 가까워지기까지의 난항보다 더 큰 문제에 부딪힌 셈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설관리공단 입장을 바탕으로 내부적 검토 단계 중에 있다”며 “다만 공단이 우려하는 경영평가 평가에서 불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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