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조합원 200여명 가입서 제출
‘근무 중엔 핸드폰을 반납하고, 바쁘게 일하다 잠깐 앉게 되는 의자에는 등받이가 없다. 등받이 없는 의자는 임산부도 예외가 아니다. 2000년 개원 이래 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직원을 찾아 볼 수 없다는 말이 들리고 있다. 심지어 간호사 인력이 부족한 가운데 육아휴직을 사용 못해 퇴사하고 다시 입사한 경우도 있다. 연차 휴가도 제대로 못쓰고 보상도 못 받고 있다.’
건양대병원에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전근대적인 노동현실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17일 건양대병원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고 밝혔다. 새정부 출범 이후 사립대병원에서는 지난달 2일 동국대병원에 설립된데 이어 2번째다.
지난 4일 건양대병원 노동자들은 관저문예회관(대전시 서구 소재)에 모여 보건의료노조에 가입원서를 제출하고 건양대병원지부 설립총회를 진행했다. 지부장으로는 진단검사의학과의 정영준(34) 조합원이 선출됐다.
노동조합이 설립되면서 파악된 건양대병원의 노동현실은 전근대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건양대병원 직원들의 노동조합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이틀동안 200여 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상황이다.
노동조합 설립 사실을 알리고 가입을 홍보하자 적극적인 참여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 15일 조합 가입을 홍보하기 위해 근무외 시간에 직원 출입이 잦은 탈의실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 사실을 알리고 조합 가입 활동을 진행하는데 관리자를 동원해 감시와 방해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영준 초대 지부장은 “병원은 커가고 있는데 직원인 우리는 그만큼 대우 받고 있나? 최하위 수준의 임금도 문제지만 휴대폰을 반납하고 일하는 현실은 또 무엇인가? 이게 21세기 한국사회에서 가능하다는 게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노동조합은 우리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존엄을 선언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대우와 육아휴직의 자유로운 사용 등 우리사회가 누리고 있는 당연한 권리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대해 건양대병원측은 “노동조합 설립을 방해하거나 한 사실은 전혀없다. 현재도 육아휴직자도 11명에 이르고 있고 휴대폰 사용은 휴대폰 사용을 하면서 주사를 놀수 없는 업무 특성상 그런것”이라며 “노조가 사측에 바라는 내용이 있다면 대화와 협상을 통해 진행해나가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17일 건양대병원 측에 노조 설립 사실을 통보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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