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진 재정비…비야누에바 복귀 활약 중요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2017 한국프로야구 후반기가 시작됐다. 한화는 올 시즌 전반기에 85경기에서 36승1무48패를 기록하며 8위에 머물렀다. 1위 KIA와는 20.5경기차나 벌어졌고, 가을야구 진출이 가능한 5위 두산과는 7.5경기 차다.
아직 59경기가 남아있어 가을야구를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60여경기가 남았다. 아직 포기할 때가 아니다. 후반기 투수진을 정비해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는 전반기 내내 부상선수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는 부상으로 각각 2번씩 전력을 이탈했다. 타선에서도 이용규를 비롯해 정근우, 김태균, 로사리오, 이성열 등이 잔 부상으로 엔트리를 들락거렸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성열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소 6주간 엔트리에 빠지게 됐다.
다행히 부상선수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이용규는 손목 부상을 회복하고, 전반기 막판 복귀해 경기감각을 끌어올렸다. 후반기 정근우와 테이블세터를 이루며 팀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외국인 에이스 비야누에바는 이번 주말 두산과의 경기에서 복귀가 예상된다. 후반기 비야누에바가 1선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준다면 한화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부진했던 송은범, 이태양의 부활도 절실하다. 한화는 시즌 전만해도 외국인 선수 2명을 비롯해 배영수, 윤규진, 안영명, 송은범, 이태양, 장민재 등 선발 후보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신통치 않았다. 그나마 배영수가 베테랑의 품격을 보여주며 선전했고, 윤규진이 전반기 막판 빼어난 구위로 후반기 전망을 밝혔다. 안영명도 2군에서 복귀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래도 한화는 송은범과 이태양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2010시즌 신인으로 입단한 이태양은 2014시즌 7승(10패)을 거두며 한화 선발 마운드의 태양으로 떠올랐다. 좋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어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시즌 3승(5패)만을 따내며 부진했고, 결국 2군으로 내려갔다. 이태양이 제 구위를 회복해 선발 마운드를 지켜줘야 한다. 송은범의 부활은 더 절실하다. 송은범은 한화가 SK시절 전천후 스윙맨 모습을 FA로 영입한 선수다. 150km 가까운 공을 쉽게 던지는 만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송은범이 옛 모습을 되찾는다면 한화로서는 투수 운영 전체의 숨통이 틜 수도 있다.
불펜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송창식과 박정진이 빠진 만큼 필승조를 새롭게 꾸려야 한다. 김재영, 강승현, 이충호, 김범수 등 경험이 부족한 신인들이 많은 만큼 권혁과 심수창 등 고참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필승조가 제대로 돌아가야 마무리 정우람에게 최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한화는 후반기 첫 주가 중요하다. 18~20일까지 청주에서 2위 NC를 만난다. NC는 전반기 막판 3연패를 당하며 팀 분위기가 처져 있다. 21~23일에는 잠실에서 5위 두산과 경기를 갖는다. 한화는 올 시즌 두산에 5승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상위팀들과의 대결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한화는 올해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하면 10년째가 된다. 팬들에게 큰 실망감이 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결과도 얻어내야 한다. 여기에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로 이용규·정근우 내외야 핵심 야수들이 팀을 떠날지도 모른다. 한화에게 올 시즌 가을야구가 더욱 절실한 이유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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