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이전·분원 타지자체 설립에 따른 기능 저하 차단
하수처리장 이전 및 연구·산업용지 확보 목적도 포함
대전시가 대덕연구개발특구(이하 대덕특구)에 대한 지자체의 권한 강화에 나섰다.
16일 대전시와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2일 당 지도부에게 연구개발특구법과 국제과학벨트법 등을 개정할 경우,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지자체장인 대전시장의 당연직 참여 보장을 요청했다.
이같은 요청은 정치적 논리 등으로 대덕특구 내 정부출연기관 등의 이전 및 분원의 타 지자체 설립으로 연구 성과를 위한 집적 기능이 저하되는 문제를 막자는 취지에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정부 출연연 분원은 전국 각지에 55개가 설치·운영 중이다. 이 대부분은 수월성, 즉 효과를 극대화가 위한 것이 아닌 지자체나 정치권의 요구에 남발되는 경향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2015년 10월 41개 출연연 분원을 평가했을 당시, 우수기관은 4곳에 불과했다. 그만큼 연구 성과를 내려면 한 곳에 몰려있어야할 기관들의 이전은 국가정책상 바람직하지 않고, 대전시로서도 지역 기반의 이탈 및 붕괴나 다르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울산으로 옮겨질 상황에 처해 있는 등 앞으로도 출연연의 이전 및 분원 설치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가 지자체의 권한을 요청한 것은 지역 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시가 오는 2025년까지 금고동으로 이전을 추진 중인 하수처리장 문제가 대표적 사례다. 하수처리장이 위치해 있는 원촌동은 대덕특구 내에 위치해 있다. 시가 하수처리장을 금고동으로 이전할 경우, 필요 재원이 발생하는데, 기존 부지를 개발사업 용도로 매각해야 비용 마련의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특구 지위와 해제시 개발 가격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시로서는 시 소유지로 변경되길 바라고 있다. 그 뿐만 아니다.
지역 경제단체는 몇년 전부터 대덕특구의 건폐율과 용적률을 높이길 수차례 요구해왔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고, 미래창조과학부에 건의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규제에 묶여 대덕특구 내 기업 성장의 발목이 잡혀지고 있는 만큼, 대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법안 개정이 필요하다는 게 지역 경제계의 목소리다.
특히 특구 내 토지이용 비효율성의 문제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연구·산업용지 부족 문제를 해결키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이유에서 시는 다음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릴 규제 개선 회의에서 대덕특구와 관련된 규제 해소를 건의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대덕특구와 관련된 두개 부서에서 각기 발전을 저해하거나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발굴하고 있다”며 “발굴된 규제를 법적 검토 등의 절차를 거쳐 총리실에 건의할 것”이라고 했다.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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