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측 업무 배제 위한 불가피한 선택 반박
유성터미널 사태 책임자 부재에 행정 신뢰도 하락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중단 사태로 사의를 표명한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최근 광주도시공사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대전도시공사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박남일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최근 광주도시공사가 공모한 사장에 지원해 후보 검증 절차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박 사장은 지난 11일 권선택 대전시장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박 사장은 당초 사업 중단에 따른 책임론이 일자 “사업을 재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은 임기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러나 시 감사 결과, 도시공사의 업무 소홀과 기만 사실이 드러났고, 보름 가량 전부터 병가 등을 이유로 출근하지 않는 등 물의를 일으키며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노동조합에선 박 사장의 퇴진을 거듭 요구해왔다.
다만, 임기가 불과 한달밖에 남지 않은 박 사장의 사의가 무슨 효용이 있느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공사 내 해당 업무 담당자들에 대한 필벌이 뒤따라야한다는 목소리가 여기서 기인했다.
이 과정에서 도시공사 이사회가 지난 14일 박 사장에게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중단 사태에서 빚어진 관리소홀과 거짓 해명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을 져야한다고 경고 처분을 내려달라는 시 감사관실의 요구와 달리, ‘불문처분’을 의결해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공사는 이런 지적에 대해 “박 사장의 광주도시공사 사장 응모사실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이사회가 불문처분을 의결한 것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박 사장을 업무로부터 배제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반박한다.
공사는 또 “시 감사관실의 요구대로 경고 처분을 내렸더라도 타 공사 취업에는 문제가 되지 않고, 지방공기업법 60조는 임원의 결격사유로 준용케한 31조는 파면 또는 해임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로 명시돼 타공사 임원직 지원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와 공사가 고육책 차원에서 박 사장에게 복합터미널 중단 사태에 제대로 된 책임을 묻지 않고 떠나 보냈다고 해도 되려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더 실추시킨 행동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역민 기대 실추와 사업 중단에 따른 행재정적 피해 원인자가 없어진 셈인 이유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