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검진 필요성도 제기, 일반의가 검진 진행
교도소 등 구금시설의 건강, 의료 관련 인권 문제가 또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재범의 위험이 될 수 있는 정신질환과 관련해 치료를 받고 싶은 인원 대비 실제 치료를 받거나 치료를 받기까지 상당시간이 소요돼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한림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구금시설 건강관 실태조사에서 전국 52개 구금시설 가운데 10곳을 선정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대전교도소는 133명의 재소자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수용시설 내 의료 진료 혜택은 원하는 재소자의 68%가 ‘건강상태에 대해 잘 설명해 주고, 진료를 잘 받았다’며 비교적 만족감있는 답변을 했다. 문제는 정신과 진료다. 전체응답자 997명 가운데 166명(16.6%)이 정신과 진료를 희망했지만, 이 가운데 33.1%인 46명은 ‘정신과 진료를 전혀 받을 수 없었다’고 응답했고, 52명(37.4%)은 ‘정신과 진료를 받았으나, 너무 오래걸렸다’고 답변했다.
지난 2010년 조사에서는 정신과 진료를 원하는 재소자의 52%가 정신과 진료를 전혀 받을수 없었다고 응답해 해마다 여건이 좋아지고 있으나 정신과 진료 수요를 충분히 만족 시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응답자의 31.4%가 ‘정신과 상담과 진료가 매우 필요하다’고 답했고, 36.4%는 ‘필요하다’고 답변해 절반 이상이 정신과 진료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신건강 검진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입소시 정신건강검진을 받은 응답자는 전체 797명 중 12.4%인 99명에 불과했고, 정신건강검진을 받은 76명 가운데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정신건강검진을 받은 수용자는 13명(17.1%)에 그쳤다. 검진을 받더라도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에게 검진을 받았다는 것이다.
수용자들 중에는 정신적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가 상당수다. 이들은 우울증에서 공황장애, 불안장애 등 여러가지 정신과적 문제를 갖고 있었다. 일부 수용자들은 상황이 악화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시설은 정신의학과 전문의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를 제외하면 정신의학과 전문의가 상주하거나 규칙적 방문을 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자들은 “많은 시설들이 원격의료 시스템을 통해 시설 외부의 전문의에게 화상 진료를 받거나 의료과장 선에서 약 처방을 해주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고 밝혔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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