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 년 환경 연구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앞으로는 걸으며 몸소 환경에 이바지하려 합니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가 화두다.
기자는 환경관련 연구개발을 30여 년 해온 김석준 한국기계연구원 환경에너지기계연구본부 우수연구원과 함께 유성구 장동 탄동천 숲길을 걸었다.
김 연구원은 “수십 여 년 간 친환경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기술적으로 환경에 기여했다고 한들 실제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자조(自照) 섞인 고민을 한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김 연구원은 연소공학을 전공하고 기계연구원에 입사해 환경공학연구를 꾸준하게 진행했다.
환경 분야 중에서도 한때 붐이 일었던 연구 분야인 쓰레기 소각ㆍ소각 신기술에도 집중한 바 있으며, 열분해 용융 기술 개발도 진행했다.
최근에는 바이오매스(Biomass) 관련 연구에 참여해 바이오 원유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 중 하나로, 외국 사례를 볼 때 신재생에너지에서 바이오 관련 폐기물이 갖는 부분이 크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기관에서는 전 원장 직무대행, 부원장ㆍ선임연구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맡기도 했지만, 지금은 모든 보직을 내려놓고 슬로우 라이프(Slow Life)를 즐기는 평범한 연구자의 삶을 누리고 있다.
노타이 차림에 백팩을 멘 그의 모습은 그가 얼마나 자유로운 연구자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 연구원은 한국화학연구원 정문부터 롯데케미칼연구소, 한국기계연구원 정문까지 이어지는 나무가 우거진 길을 소개했다.
김 연구원은 “대덕특구 에는 시민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이 많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 많아 아쉽다”고 했다.
이 길을 지날 때만 민간 연구소인 쌍용기술연구소, 대림산업대덕연구소, 금호폴리켐 대전연구소 등을 볼 수 있었다.
화학연구원의 중간 지점을 지날 때쯤 울타리 쳐져 있고 출입증이 있어야만 출입할 수 있는 작은 후문이 보였다.
김 연구원은 “출연연은 보안시설이기 때문에 울타리가 있다”며 “울타리가 없다면 시민들에게 좀 더 자유롭게 개방한다는 의미에서 좋을 수는 있지만, 지금은 연구자의 최소한의 연구 환경을 보장하기위해 울타리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출연연간 정문 없애기, 출입증 통폐합 등 정책이 시행됐음에도 연구소 문턱을 낮추기 쉽지 않았던 이유다.
김 연구원은 “이런 이유 탓인지 대전 시민들이 대덕특구 연구소와 소속 연구자들을 외딴 섬으로 보는 것 같이 느껴져 서운할 때가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실제 외국 국립연구소의 경우, 건물마다 보안 등급을 선정하는 등 국내 연구 시설보다 더욱 철저한 보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설명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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