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큰 폭으로 성장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내년에는 올해 수준에 머물러 경제 성장동력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설비투자는 내년에도 반도체 등 IT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이어가겠지만, 기저효과 때문에 증가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7월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1%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4월 경제전망(9.5%)보다 크게 올랐다.
올해 들어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1월 10.3%에서 2월 19.5%, 3월 23.4%, 4월 4.3%, 5월 19.5%로 고공행진을 했다. 하반기에는 증가율이 5.0%로 떨어져서 연간으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반기에는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율이 0.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하반기 5.7% 증가해 연간으로는 3.0%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2.9%)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은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도 6월 78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수출 호조 등으로 꾸준히 오르다가 한풀 꺾인 분위기다.
올해 설비투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OLED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도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증설과 D램 가격 강세에 따른 유지보수도 많았다. 내년에도 IT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과 조선·해운 등 비 IT부문은 투자여건이 좋지 않다.
석유정제·화학업종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영향을 준다.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투자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으며, 조선·해운도 선박 발주량이나 해운 운임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
건설투자는 내년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2.2%를 기록하며 연간 0.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올해 상반기 9.9%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반기에는 3.7%로 증가율이 떨어져서 연간으로는 6.5%로 내려갈 전망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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