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 관련 대책 강구해야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사상 첫 7000원대로 진입하면서 대전지역 기업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 대전지역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현재 최저임금 6470원에서 내년부터 16.4% 상승한 7530원으로 인상키로 하면서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인상하기 위한 공약에는 청신호가 켜졌지만, 정작 기업들은 푸념을 내뱉는다. 지속적인 경기불황과 내수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 임금마저 인상돼 경영난이 악화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경기상황이 나쁜데 최저임금마저 올려버리면 기업을 경영하기 어려워진다”며 “임금 오르는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만, 인상률이 너무 크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전 중소기업계가 반발하는 데는 지역경제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로 드러난다.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세종충남지역본부가 지역 기업 264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중소기업건강도지수를 살펴보면 이달 전망은 85.6이다. 기준치 100이 넘으면 경제 상황이 좋음을,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또 지역 제조업들의 공장가동률도 지난 5월 69.9로 최저다. 1월 72.4에서 2월 72.3, 4월 70.2로 매월 낮아지고 있다. 통상 80% 이상 가동 때 정상이라고 판단하는데, 기준보다 한참 낮다.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는 소리와 같다.
지역 중소기업계는 이런 상황 속에서 최저임금을 올리는 건 경영난을 가중시킨다고 토로한다.
경영난의 최대 애로 사항으로 손꼽히는 게 바로 인건비 상승이기 때문이다. 지역기업 264곳 중 44.7%는 기업운영 시 어려움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이어 내수부진이 39.8%로 뒤를 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기업 경영난만 가중시킨다고 기업인들은 볼멘소리를 내뱉는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임금 상승폭을 여러 가지 요인을 살피고서 적용시켜도 됐지 않겠나싶다”며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데, 내년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 중소기업계는 임금 인상에 따른 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의 한 중소기업 이사는 “기업의 경제상황부터 살피고 나서 최저임금을 고민해도 늦지 않았을 텐데, 임금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안타깝다”며 “임금을 상승하는데 따른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 등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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