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특수목적고의 폐지방침을 밝히면서 이에 대한 ‘풍선효과’로 미인가 대안학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교육의 다양성이 차단된 상태에서 수월성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교가 있다면 학부모들로서는 해당 학교의 인가 여부는 크게 상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13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역에서 운영 중인 대안학교 중 수월성 교육을 하고 있는 7~8개교 정도로, 약 1200여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인가를 받은 학교는 2012년 설립된 그라시아스음악고등학교와 올해 설립된 그라시아스중학교가 유일하다. 이 학교는 해외 음악원과 연계해 진정한 음악인 양성이 목표다. 현재 중학교 69명, 고등학교 59명 등 128명이 다니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수업료는 연간 800여 만원에 달한다.
미인가 시설 학교의 경우 지역 교육청에 신고하거나 허가 받지 않아도 돼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약 1000여명 정도가 다니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인가 대학교는 대부분 수월성 교육을 하고 있으며, 연간 수업료는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교는 미인가 시설이기 때문에 졸업을 해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해 검정고시를 치러야 한다.
문제는 정부가 자사고, 외고, 특목고 등 수월성 교육을 전면 차단한다는 방침을 내세우면서 미인가 대안학교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검정고시 합격에 어려움이나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부모들로서는 공립학교에서 하지 못하는 수월성 교육 욕구 충족시켜 줄 대안학교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앞서 자사고 등을 지정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던 만큼 정부가 하루 아침에 폐지 하려는 움직임 보다는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정부가 자사고 등을 없앤다고 해서 생각하는 것처럼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미인가 대안학교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관계자는 “지금도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미인가 시설임을 알면서도 수천만원의 학비를 들여 대안학교에 보내는 학부모들이 상당한 실정”이라며 “지금도 대책이 없는 미인가 대안학교가 늘어나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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