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생의 시네레터]<스파이더맨>, 청소년 영웅 이야기

  • 문화
  • 영화/비디오

[김선생의 시네레터]<스파이더맨>, 청소년 영웅 이야기

  • 승인 2017-07-13 10:17
  • 신문게재 2017-07-14 12면
  • 현옥란 기자현옥란 기자

<스파이더맨:홈커밍>(2017)을 봤습니다. 슈퍼맨, 배트맨, 아이언맨 등 맨 시리즈는 보통 사람을 뛰어넘는 영웅들의 이야기죠. 그런데 독특하게도 스파이더맨의 주인공은 어른이 아니라 청소년입니다. 뛰어난 능력도, 대단한 용기도 있지만 아직은 어설프고 서툰 존재입니다.

슈퍼맨의 망토, 배트맨의 안대, 아이언맨의 수트처럼 청소년 영웅 스파이더맨도 정체를 숨기는 장치인 옷과 가면이 있습니다. 일상의 평범함으로부터 초인적 비범함으로 넘어가는 장치가 정체를 숨기도록 하는 것은 어쩌면 모순과도 같습니다. 그런데 스파이더맨인 피터에게 유사 아버지 노릇을 하는 토니 스타크는 아주 중요한 조언을 합니다. 옷과 가면 없이도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진짜 영웅이 된다는 거죠. 그것은 아마도 용기와 인내심을 강조하는 말이겠지요.

어른들의 세계를 동경하고, 그들처럼 능숙하고 멋진 존재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청소년들의 욕망입니다. 맨 시리즈 영화가 그려내는 영웅 이야기가 평범한 사람들의 욕망을 반영하듯 이 영화도 이 같은 청소년들의 욕망을 담아냅니다. 왜 하필 스파이더맨이 청소년 영웅일까요? 아마도 하늘에 있지만 날지는 못하는 거미와 유사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경계에 놓인 청소년. 그러나 스파이더맨은 그만큼 땅으로 표현되는 현실과 더 밀착해 있기도 합니다. 그는 슈퍼맨이나 배트맨, 아이언맨이 다루지 않을 만큼 자잘한 일상사에도 개입하고, 그런 작은 일을 해결하는 것에도 큰 기쁨을 느낍니다.

20년 가까이 청소년을 가르치면서, 그들을 잘 안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다시 한 번 그들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먹고 살기가 기성세대들의 청소년기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기대 수준과 욕구가 높아진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그러므로 어렵기가 예나 지금이 다르지 않습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공부와 입시의 짐을 지고 가는 청소년들입니다. 그들이 적어도 자기 삶에서만큼은 주인공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타인의 꿈, 기성세대의 삶에 자신을 견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용기 있게 도전하고 끈기 있게 밀고 나가기를 응원합니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가 즐겨 다루는 영웅 이야기뿐 아니라 가족 영화, 성장 영화의 특징도 담고 있습니다. 한 여름 온 가족이 함께 즐기도록 하려는 장치들이 무리 없이 잘 어우러져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끼게 합니다.

김대중(영화평론가/영화학박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