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시의회 송대윤 의원(유성1·민주당)은 보기 좋고, 걷기도 편한 궁동 로데오거리의 '명품화'를 주장한다. 그는 "궁동 로데오거리가 서울 명동 거리처럼 되지 말란 법 없지 않냐"고 했다. |
“갖출 건 다 갖추었으면서 제대로 활용 못해”
보행자 중심 보행환경 개선 필요..올드한 이미지도 개선
“하아, 뭐부터 말해야 할지….”
지난 11일 대전 유성구 궁동 로데오거리. 대전시의회 송대윤 의원(유성1·민주당)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거리 한 복판에 서서 주변을 이리저리 살펴볼 뿐이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인상을 쓰거나 작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답답한 마음에 “왜 그러시냐”고 했더니 그가 입을 열었다.
“좋은 아이디어보단 먼저 고쳐야 할 문제들이 많아서 그렇죠.”
궁동 로데오거리는 대전의 유명 번화가 중 한곳이다. 오래전부터 상권이 잘 형성된 이 거리엔 쉽게 말해 있을 건 다 있다.
곳곳에 음식점과 술집, 카페가 들어서 있고, PC방과 오락실 같은 즐길 거리도 많다. 이 때문에 로데오거리는 매일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렇담 이곳은 걷기 좋은 거리일까? 이날 송 의원과 걸어본 로데오거리는 ‘보행 중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차량과 자전거가 수시로 지나다녔고, 대리석 벤치와 전신주는 자유로운 보행을 방해했다. 불법주정차 차량과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골목길도 많았다.
송 의원과 기자를 처음 맞이한 것도 빠른 속도로 내달리는 한 중형 승용차였다. 옆으로 피하려 했으나 당장 발밑의 대리석 벤치와 광고 배너판이 신경 쓰였다.
“그렇지 않아도 좁은 길에 대리석 시설물에 전신주, 상점들이 내놓은 광고판이 뒤섞이면서 주민들의 보행 환경이 더욱 나빠졌죠.”
궁동 일대는 대부분 일방통행인 이면도로로 폭이 좁다. 차도와 인도의 구분도 명확하지 않아 보행자와 차량이 뒤섞이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일반통행 위반 차량과 늘어난 자전거 통행량 탓에 사고 위험도 늘었다. 송 의원은 해결 방안으로 단속 강화와 함께 ‘차 없는 거리’ 운영을 언급했다.
“보행자가 우선되는 거리 환경 조성을 위해 현재 차와 자전거, 보행자가 뒤섞이는 환경을 원점부터 진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리석 벤치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간만 차지하고 특별한 효율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대리석 벤치는 보행자 전용도로에 삐뚤빼뚤 자리해 걷는 도중 방향을 자주 바꿔야 했다. 햇볕을 받은 벤치는 금방 뜨거워져 ‘휴식 공간’이란 제 역할도 하지 못했다.
“쓸모없고 불편한 대리석 벤치를 나무나 플라스틱 벤치로 교체하고, 구간을 계산해 주요 지점마다 설치하는 방법이 훨씬 좋지 않겠어요?”
거리를 걷던 송 의원은 간판과 전신주를 가리켰다.
“어지러운 간판과 오래된 전신주 때문에 거리가 지저분하다”면서다. 전신주를 지중화하고 간판을 정비하면 보기도 좋고, 걷기도 편한 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송 의원은 궁동 로데오거리가 대전뿐만 아니라 전국구 명품거리가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궁동 로데오거리가 서울 명동 거리처럼 되지 말란 법 없자나요?”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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