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칙금 8년동안 안내고 버틴 공무원 ‘벌금도 내고, 소송비용도 물어라’

  • 사회/교육
  • 법원/검찰

범칙금 8년동안 안내고 버틴 공무원 ‘벌금도 내고, 소송비용도 물어라’

  • 승인 2017-07-12 16:32
  • 신문게재 2017-07-13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경찰서에서 음주소란혐의 위반 5만원 범칙금에 정식재판, 이례적 판결

8년여간 범칙금 5만원을 내지 않은 공무원이 ‘경범죄처벌법위반’혐의로 정식 재판에 회부된 데 이어, 항소심에서 벌금은 물론 변호사 비용까지 모두 부담하라는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끈다.

피고인에게 형사재판에서 소송비용을 원심까지 모두 부담시킨 것은 과도한 주장으로 소송을 남발한데 따른 책임을 묻기 위한 재판부의 조치로 보인다.

대전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성기권)는 경범죄처벌법위반혐의로 기소된 공무원 A씨(59)가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고, 소란을 일으킨 경찰지구대가 여러사람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며 법리오해라는 주장에 대해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당심 소송비용을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1심에서 법원은 A씨에게 벌금 6만원 형을 선고했었다.

A씨가 벌금 6만원에 항소심까지 제기하기 까지 원인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지난 2008년 12월 23일 오후4시께 대전의 한 경찰서 지구대에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가 경찰관을 찾고 반말을 하는가하면,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치고,마음대로 복사기에서 종이를 꺼내 고발장을 작성해 경찰관들에게 던지며 제출하는 등의 행위를 벌였다.

경찰은 A씨의 행위에 대해 범칙금 5만원을 통보했으나 납부는 커녕 즉결심판을 위한 출석에도 응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그 이후에도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즉심 및 범칙금 등 납부통지서를 6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발송했고, 소재수사를 지시하기도 했으나 소재파악도 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지난 2013년 대전지방법원에 A씨의 즉결심판을 청구했고 불개정심판 절차에 의해 벌금 6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정식 재판에 회부된 A씨는 “즉심 및 범칙금 등 납부통지서를 받아보지 못했고, 적법한 통고 처분 없이 행해진 즉결심판 청구는 범칙금 납부기회를 박탈한 것”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모두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적법한 통고처분과 통지서 발송을 거쳐 이뤄진 것이고, 피고인의 행동들은 몹시 거친 말이나 행동으로 주위를 시끄럽게 하거나 술에 취해 이유없이 다른 사람에게 주정한 것에 해당되는만큼 처벌할 수 있다. 경찰지구대는 여러사람이 모이거나 다니는 곳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범칙금 5만원으로 시작한 소송이었지만, 결국은 벌금형에 국선변호인 선임 비용까지 포함하면 200여만원의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형사재판은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하는 형사재판에서 소송 비용을 피고인에게 부담하라는 판결은 이례적이고, 피고인이 과도한 주장을 해서 항소심까지 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