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보호자 “놀이시설 부족한 탓”고충 토로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을 찾는 반려동물 보호자와 인근 주민들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공원에서 배변을 치우지 않고 목줄을 매지 않은 채 반려견을 방치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마찰을 야기 중이다.
12일 중도일보 취재진이 보라매공원을 둘러본 결과, 잔디가 음푹 패인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또 잔디 한켠엔 반려동물의 배변이 놓여있었다. 반려동물 배변을 치우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현수막이 무색할 정도였다. 이때문에 대전시엔 보라매공원 반려동물과 관련한 민원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주로 목줄을 안하거나, 배변을 치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 개를 무서워 하는 시민들이 공원에 개를 데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한다.
서구 둔산동에 거주하는 신 모(27)씨는 “무더운 날씨 탓에 선선한 밤에 산책을 자주하는 편인데, 집 앞에 보라매공원을 걸을 때면 배변을 밟을 때도 있고, 목줄을 안한 개 때문에 놀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라며 “어렸을적 진돗개에 물린 적이 있어서 강아지만 보면 무섭다. 공원에 데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반려동물 보호자들도 할말은 많다.
반려동물이 마땅히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한 게 주된 이유다. 보라매공원은 탁 트인 넓은 공간으로 반려동물 동호회와 보호자들이 즐겨찾는 공원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보라매공원을 반려동물 놀이터로 만들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동물 놀이터를 조성하기 위해선 근린공원 총면적이 10만㎡ 이상이어야 하는데, 보라매공원은 5만 4466㎡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반려견 비글을 키우는 이 모(26)씨는 “사냥견이란 특성 탓에 산책을 자주 시켜줘야 하지만 공원이 아닌 아스팔트로 강아지와 동행하면 발바닥이 까지거나 버려진 유리 때문에 다칠까봐 잔디에서 뛰어놀 수 있는 공원을 찾는다”며 “강아지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어난 만큼 하나의 문화로 받아들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의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한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은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견주들이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시 관계자는 “오는 2020년 유성구 금고동에 조성 예정인 가칭 플랜더스 파크가 만들어지면 지역에서 반려동물과 지역민들과의 갈등을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시민들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배변과 목줄은 필수로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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