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펀드 6개월간 5조2000억원 순유출…개인 환매 영향
이전에 투자자들 재미 못 봐…하반기 증시 전망 좋아 투자자들 돌아올 것으로 기대
올 상반기 코스피는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6년 만에 박스피를 탈출하는 등 24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갱신했다. 하지만, 이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지속됐다. 과거 아픈 기억을 가진 개인투자자들이 선뜻 펀드시장에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이다.
11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체펀드의 순자산은 전년 말보다 36조6000억원 증가한 49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펀드 설정액 또한 24조4000억원 증가해 493조7000억원에 달했다. 펀드 유형별로 보면 주식형펀드는 증시 활황에 힘입어 국내 주식형펀드는 1조3000억원, 해외주식형펀드는 1조8000억원 순자산이 증가했다. 다만, 주식형펀드는 지난 6개월 동안 5조2000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지난 1월을 제외하고는 5개월 내내 자금이 빠져나갔다. 심지어 코스피가 처음으로 2300을 돌파한 5월에도 2조원 규모의 자금이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강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이 이익 실현을 위해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해외주식형펀드에서도 5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금리 인상과 중국 신용등급 강등 등 국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투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예전에는 코스피가 활황이면 국내 주식형 펀드도 함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스피가 박스권을 넘어서자 오히려 펀드를 환매하는 경우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과거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재미를 보지 못한 경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투자사 한 관계자는 “과거에 몇 차례 펀드 열풍이 불었던 시기가 있었다”면서 “이 당시 많은 사람이 코스피가 가장 높은 시점에 펀드 가입을 해 주가 폭락, 대규모 투자자 손실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행인 것은 펀드 수익률이 괜찮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14.64%를 기록했다. 이 중 인덱스주식과 액티브주식의 수익률은 각각 14.82%, 14.45%로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국내 주식형펀드에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환매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데다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업실적 호조와 수출 회복 등 대내외 조건들이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스피가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펀드를 찾는 투자자가 늘 것으로 보인다”면서 “펀드로 큰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는 안정적이면서 장기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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