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견 옆을 지나가다보면 가끔 ‘물리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 사고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끔찍했다. 성인 남성이라도 쉽게 대형견을 뿌리치거나 제압하지 못해 대형 사고로 이어질 게 분명해서다.
실제 이와 같은 사고가 발생해 ‘대형견 입마개 착용’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입마개는 산책 등 외출 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개가 사람을 습격, 다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의 입에 채우는 일종의 안전 장치다.
흥분한 개의 주된 공격수단이 물기인 만큼 만약의 경우가 생기더라도 사람에게 위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제12조는 ‘안전조치’와 관련해 맹견의 입마개 착용을 규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소유자 등이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 외에 입마개를 해야 한다.
도사견, 스태퍼드셔 등 견종과 함께 ‘그밖에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개’를 포함했다.
실생활에서 대형견을 동반해 산책에 나선 견주가 입마개를 착용시킨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목줄만 착용한 채 반려견을 끌고 다닌다.
문제는 이런 대형견들이 사람을 공격하면서 발생한다.
지난달 27일 전북에서 대형견 말라뮤트 믹스견이 10살 초등학생 A군을 물어 다치게 했다. 군산 조촌동 한 거리에서 대형견인 말라뮤트 믹스견과 산책을 하다 목줄을 놓쳐 달아났다.
이 개는 돌아다니다 A군에게 달려들었다. 팔과 다리를 물려 2~3cm 크기의 상처를 입고 치료를 받았다.
또 지난 7일 밤 9시 15분께 안동시 남선면의 한 가정집에서 B씨(78·여)가 숨진 채 발견됐다. B씨는 발견 당시 목에 개에 물린 듯한 상처가 남아 있었고 집 근처에서는 혈흔이 묻은 개의 송곳니 1개도 발견됐다.
기르던 개가 목줄이 풀린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개 콧잔등과 입 주위에 혈흔이 묻어 있었고 오른쪽 위턱 두번째 송곳니가 빠져 있었다.
경찰은 B씨가 개에게 물린 뒤 집으로 돌아와 숨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반려 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점점 증가하면서 대형견 입마개 착용에 대한 법령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앞으로 시대 변화에 따라 반려견을 위한 공간 확보와 함께 시민 안전을 위한 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과 함께 더불어 사는 곳에서 이 같은 사고가 예방돼야 하기 때문이다.
구창민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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