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원설치 때 출장감소 불 보듯 혈세 중복투자 우려
국회사무처 “2012년부터 추진 분원확정 안 돼서…”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비효율 해소를 위해 세종시 국회분원 설치를 제안한 가운데 국회가 여의도에 출장공무원들을 위한 대규모 업무동을 신축키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세종시에 분원이 들어서면 자연스레 여의도 본원 공무원 출장감소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혈세 중복투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는 11일 오전 10시 정세균 의장, 여야 국회의원, 우윤근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후생관 앞 주차장 부지에서 스마트워크센터 및 프레스센터 건립공사 기공식을 가졌다.
스마트워크센터는 모두 646억원이 투입돼 지상 4층, 지하 1층, 연면적 2만 4732㎡ 규모로 건립되며 2019년 12월 준공예정이다.
주요시설은 기자회견장과 등 프레스센터, 일반업무시설 및 후생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국회는 행정부의 세종시 이전에 따라 국회 내에 정부부처 공무원의 업무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시설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정감사 또는 상임위 업무보고 등에 공무원 출장이 잦은 데 이같은 업무를 준비하거나 휴식할 공간이 태부족하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기공식 기념사에서 “국회 스마트워크센터 및 프레스센터의 건립은 국회와 정부간 업무 효율화뿐만 아니라 열악한 취재환경 개선으로 대한민국 국회를 한 단계 격상시키고, 스마트 국회로 가는 발판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업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세종시 국회분원 건립을 지시한 가운데 이뤄진 사업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직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국민이 동의를 해주면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우선 세종시에 국회분원을 우선추진하라”고 지시했다. 동석한 여야 원내대표들도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고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사무처는 얼마전 세종시에 국회분원이 건립될 위치를 둘러보는 등 국회의 세종시 시대 실현이 무르익고 있다.
세종에 국회분원이 들어서면 정부부처 3분의 2 이상이 있는 이곳에서 대부분 상임위 활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회에 제출된 법률안으로써 세종분원의 역할과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세종)이 제출한 국회법 개정안에 따르면 전체 16개 상임위 가운데 10개 상임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시설이 들어선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쓰는 의원회관과 의정종합지원실과 속기사실, 경호실, 국회방송 등의 지원시설과 인력, 장비 등도 구축된다.
자연스레 지금까지 여의도로 집중됐던 공무원 출장이 줄어들고 세종이 우리나라 입법활동의 중심지로 거듭난다.
국회가 여의도에 수백억 원을 들여 업무동 건립에 나선 것에 대해 혈세 중복투자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회 사무처는 “이번 사업은 세종시 분원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지난 2012년부터 추진돼 세종시 분원과 무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