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여력 부족한 중소기업 쉴 수 없는 상황
누구는 쉬고 누구는 못 쉬는 행태 개선 목소리
대전지역 중소기업이 정부가 추진하는 10월 2일 임시공휴일 검토방안을 놓고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부는 9월 30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까지 최장 10일간 황금연휴를 만들겠다는 방침인데, 인력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은 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0일 대전지역 중소기업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 중인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 지정이 반갑지 않다. 임시 휴일이 법정 공휴일이 아닌 탓에 공무원과 공공기관, 학교에 의무 적용되다 보니 쉬지 못할 거란 우려에서다. 대전 제조 중소기업 관계자는 “지난해 5월 6일 임시공휴일이 지정됐었지만,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휴일 지정에도 나갈 수밖에 없었다”며 “차라리 휴일이 아니었으면, 일할 때 기분이 처지지 않겠지만, 남들 놀 때 일하는 심정은 안 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푸념했다. 중소기업의 볼멘소리는 지난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도 이어졌다. 근로자의 날 역시 법정공휴일이 아닌 탓에 일터로 향하는 이들이 많았다.
대기업과의 근로 차이도 중소기업 근로자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다. 통상 대기업은 임시공휴일에 쉬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10명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인력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쉬게 되면 타격을 입는다”며 “한 명이 빠져버리면 빈 인력을 메우기 바빠 맘대로 쉬지 못한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여기에 여름휴가도 제때 가지 못하는 상황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을 힘들게 한다.
이는 통계로도 나타난다. 10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여름휴가계획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300명 중 37%가 ‘경영상황 악화’로 휴가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또 ‘휴가비 등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중소기업도 24%였다. 이어 ‘업종특성상’은 14%로 조사됐다. 이어 12%의 기업은 정해진 날짜에 맞춰 물량을 수주해야 하는 탓에 휴가를 못 간다고 응답했다.
지역의 벤처 중소기업 관계자는 “누구나 쉬는 날로 지정해줘야 상대적인 박탈감이 덜 들 텐데 누구는 쉬고 누구는 못 쉬는 이런 행태가 불만스럽다”며 “제때 쉬어야 업무능력도 올라갈 텐데 형편상 그렇지 못하다 보니 아이들과 자주 놀아주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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