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부 송익준 기자 |
요즘 대전시의회를 보면 참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의원들의 부족한 현안 대응 의지, 개인 처신 문제, 노골적인 이전투구가 그 원인이다.
지난달 말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무산됐다. 당장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주민들 사이에선 “배신당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이때 우리 손으로 뽑은 주민의 대표자, 대전시의원들은 뭘 했을까. 안타깝게도 시의회 차원에서 공식적인 대응은 없었다.
몇몇 의원들이 보도자료와 5분 발언으로 조속한 대책 수립을 촉구했을 뿐이다. 때마침 정례회 기간이었으나,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건설위는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관련 질의가 오갔지만 솔직히 성에 안찬다. 지역구가 아니라는, 시장과 같은 당(더불어민주당)이란 이유로 다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결과다.
이런 마당에 7대 의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장직을 놓고 이전투구도 벌였다. 물론 표면상으론 위원들의 합의로 위원장이 선임됐다. 그러나 그 이면엔 이전투구식 쟁투가 숨겨져 있다.
두 명의 후보와 위원들 간 ‘정치적 딜’이 오가고, 서로 이해득실을 따졌을 테다. 권력 투쟁과 정략적 계산, 정치인으로서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문제는 정도가 도를 넘고 원칙과 상식을 벗어날 때다. 선출 당일까지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질 정도로 경쟁은 치열했다.
회의 직전 가까스로 합의에 성공했지만 이미 이들에겐 상처가 넓게 번진 후였다. 하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겪은 갈등이 떠오르는 건 이상한 일일까.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모 의원의 처신도 문제다.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음주측정 결과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31%,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셈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사과 표명은 없었고 아무 일 없던 듯 의정활동을 이어갔다.
두 달째 미뤄지는 윤리위원회 소집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시의회 조례에 따르면 비위 사실을 통보받으면 5일 이내 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결정해야 한다.
검찰은 지난달 초와 5월 말 모 의원에 대한 처분 결과를 통보했지만 윤리위는 열리지 않았다. 매번 나오는 ‘제 식구 감싸기’ 지적을 피하기 힘든 이유다.
앞으로 잘 보이고 아첨하는데 능한 정치인은 살아남기 어렵다. 촛불 속에 시민의식은 더욱 성숙했고, 시민들은 이제 행동을 주저하지 않는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우리 동네를 위해 앞장서는 시의원만이 선택 받을 수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10일로 339일 남았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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