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强에서 ‘주도적 역할’ 지지 얻어내 ‘코리아 패싱’ 불식
남북 대화채널 복원, 북핵 6자회담 재개 등 국내외교적 노력 과제
민주당-보수야당 호평 속 국민의당 “빈약한 성과”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공식방문과 G20 정상회담을 마무리한 가운데 이번 해외순방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을 잡은 것이 최대 성과로 부각되고 있다.
정치권에선 북핵과 관련해 더 이상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을 불식시키도록 한반도 주변 4강(强), 즉 미·중·일·러 모두로부터 지지를 끌어냈다는 평가다.
특히 문 대통령이 지난 6일 내놓은 ‘베를린 구상’은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평화를 달성해내기 위한 기본 원칙과 제안을 집대성한 것으로서 국내외적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은 4박6일간 강행군을 마무리하고 10일 귀국한다. 독일에서의 최대 성과는 주요국들이 앞으로 한반도 문제를 다룰 때 한국과 우선 ‘협의’하도록 외교적 프로세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큰 틀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더큰 제재와 압박을 가해 북한의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여 궁극적으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추구한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전략이었다.
이를 통해 제재와 압박에 무게를 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는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칙을 이끌어냈다.
지난 6일 저녁 한·미·일 3자 정상회동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 방법’으로 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이는 7일 오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적시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반면, 문 대통령은 대화와 협상을 여전히 강조하는 중국과 러시아를 상대로는 각각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대북압박 강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쾨르버재단 초청연설을 통해 중장기적 한반도 평화구상을 밝힌 이른바 ‘베를린 구상’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한반도에서 물리적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고 경제적 제재를 중심으로 압박을 강화하되, 궁극적으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간다는 것이 ‘베를린 구상’의 핵심이다.
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일 대(對) 중·러간 신(新)냉전 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 전략이 실효를 얻으려면 남북대화 채널 복원과 북핵 6자회담 재개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내적·외교적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이번 독일 순방의 의미가 자칫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정치권도 이번 문 대통령의 독일순방 성과를 대체적으로 호평하고 있다. 집권여당과 보수 야당은 한·미·일 3국 정상의 ‘북핵 공동성명’ 도출을 높이 평가했다.
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4강 정상외교를 마무리하면서 남북관계를 우리가 주도한다는 점에 대해 동의를 받아 안보 사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 충분한 결과물을 얻었다”고 밝혔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3국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올바른 방향”이라며 칭찬했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에서 “북핵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한편 3국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한 점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국민의당은 “외교 난맥을 그대로 보여준 빈약한 성과”라며 “한중, 한일 정상회담은 어떤 접점도 찾지 못한 ‘포토제닉’용”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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