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기억이 난다. 집집이 에어컨을 켜지 않고서는 잠을 잘 수가 없어 밤늦게까지 가동시켜 전기료 폭탄으로 집집이 고생한 적이 있다. 올해도 얼마나 더워지려는지 습하고 불쾌지수가 올라가고 있다. 문득 드는 생각이 언젠가부터 우리는 조금의 더위나 추위를 참지 못한 채 기계에 의존하기 시작한 듯하다.
환경 생각이나 주변의 불편함은 잊은 지 오래다.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시원해지는 세상에서 참고 배려하는 것은 어쩌면 어리석어 보일지도 모르겠다. 이제 환경도 생각해야 한다. 자연바람을 느끼며 조금씩 참아보면 배려도 생기고 마음속 깊이 여유가 생길 것이다.
무엇보다 피부에도 기계적 바람은 좋지 않다. 덥고 습한 초여름에 에어컨 작게 돌리며 시원해 지는 방법을 알아보자. 수분보충을 충분히 한다. 틈틈이 물을 마셔 노폐물을 제거하고 땀으로 빠진 수분을 채워주자. 외출로 지칠 땐 얼음 한 알 입에 놓고 살살 녹여주며 더위를 식힌다. 천천히 더위를 식히면 심리적으로도 안정된다. 단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장에 탈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이 또한 천천히 사는 삶의 시작이다.
찬물에 발을 담가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발에는 열이 많아서 발만 시원해져도 몸 전체가 시원해 질 수 있다. 이때 목에 찬 수건을 두르면 두 배의 효과로 체온을 떨어뜨릴 수 있다. 휴대용 부채, 휴대용 선풍기는 잦은 외출에 도움이 된다. 여름 필수 아이템이 되어버렸다. 햇빛을 가리는데도 유용하다.
또 다른 소소한 팁은 먹고 버리는 음료수 캔이다. 내용물은 버리고 빈 깡통을 구겨 선풍기 뒷면에 올려주게 되면 모니터의 열을 흡수해 한층 더 시원해진다. 혹은 수건 한 장을 차가운 물에 담갔다 짜내어 선풍기 팬 주변에 올려 놓아보자. 그럼 훨씬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다.
아이들이 잘 때 찬 손수건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번 닦아주면 열이 바로 내려가 몸이 시원해진다. 그럼 더위에 뒤척거리다가도 숙면을 취할 수 있다.
방에 열기가 있다면 선풍기를 천장으로 돌려 보자. 대류현상으로 더운 공기가 위로 가 있으므로 환기를 시키면 도움이 된다. 열이 빠져나가도록 하려면 선풍기를 창문 쪽으로 돌리고 선풍기 크기만큼만 열어두면 열이 3° c 이상 내려간다. 몸에 직접 닿는 바람은 피부에도 좋지 않으니 직접 바람은 피하고 벽을 타서 오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얼음을 선풍기 앞에 놓아두고 선풍기를 틀면 냉각 효과가 있어 에어컨 못지않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너무 더울 때야 어쩔 수 없지만, 올여름은 에어컨 바람과 너무 쉽게 친해지지 않길 바라며 건강하게 더위를 이겨내 보도록 하자. 요즘의 사건·사고를 보니 어쩌면 성급함과 조급함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다. 참지 못함은 작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작은 바람에 감사함을 느끼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걱정도 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가 돌리는 에어컨이 세상을 1℃ 더 뜨겁게 만들고 있다는 책임도 한번쯤은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이인영 원장 뷰티플래너ㆍ이인영 미용실ㆍ미스터미용실 선화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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