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대전 월평동 마권장외발매소(일명 화상경마장) 이전의 현실화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오는 2021년까지 월평동 화상경마장을 타 시·도로 이전시키겠다는 의견을 지난 5월 농림축산식품부를 통해 국정자문위원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월평동 화상경마장은 지난 1999년 경마를 기존 도박의 이미지에서 건전한 레저로 이끌어 올린다는 목적으로 들어섰다.
그러나 지난 1993년 대전 엑스포 개최 이후 대전 최대 인구밀집지역으로 발전했던 월평동은 유흥가로 변모했고, 주차난과 취객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발매소 때문이라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인근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화상경마장은 거북스러운 존재다. 반경 500m 안에 자리잡은 교육시설만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학교는 모두 7곳에 달한다.
주민들이 떠나고 학생수도 줄어드는 등 화상경마장으로 인한 피해를 더는 견뎌낼 수 없다는 목소리가 지속 제기돼 왔다. 선거때마다 출마 후보들의 공약으로 담겨졌고, 지난 대선에서도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장을 찾아 공약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을 펼쳤다.
그 결과, 문 대통령의 대전지역 핵심 공약 중 하나로 월평동 화상경마장 이전이 포함됐다. 주민들은 이전 추진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경마장 이전을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뒷받침해야된다는 지적이다.
월평동 화상경마도박장 폐쇄 및 추방을 위한 주민대책위원회는 자료를 내고 “이전지가 결정돼야 폐쇄하겠다는 것인지, 폐쇄 후 이전지를 찾겠다는 것인지 명확치 않다. 화상경마장 폐쇄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폐쇄 로드맵 구성을 위한 주민 참여의 논의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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