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과 붙지 않는다면….” 지방의원 상향 지원 의사 강해
“기회만 된다면 당연히 출마해야죠.”
대전의 한 기초의원은 상향 지원 의사를 숨기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체급을 올려 광역의원에 도전하겠다는 거다.
단 지역구 현역 시의원이 기초단체장에 출마해야 가능하다는 조건을 붙였다. 이 지역은 현직 단체장의 시장 출마설과 현직 시의원의 구청장 도전설이 나오는 곳이다.
그는 “현역과 붙지 않는다면 솔직히 해볼 만하다”며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상향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의 출마 여부에 따라 도미노식 체급 상승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현역 기초단체장이 체급을 올려 비게 된 자리를 광역의원이 도전하고, 빠진 광역의원 자리는 기초의원이 노리는 식이다. 이 때문에 지방의원들은 정치권 동향과 움직임을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5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현직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등 적지 않은 인사들이 상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중에선 한현택 동구청장과 허태정 유성구청장의 대전시장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법원 상고심을 앞둔 권선택 시장의 재판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사람 모두 출마 여부에 확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역구 시의원들은 이미 구청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동구에선 민주당 소속 윤기식·황인호 의원과 바른정당 안필응 의원이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민의당 소속인 한 청장의 자리를 놓고 다른 당 시의원들이 경쟁하는 모양새다.
유성구는 허 청장과 같은 당인 민주당 시의원들의 도전이 점쳐진다. 후보로 송대윤·김동섭·조원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출마 여부는 허 청장의 결심에 달렸다는 게 당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허 청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경우 세 의원의 구청장 출마 가능성이 적다는 얘기다.
이들 말고도 다른 시의원들의 상향 지원 경향도 두드러진다. 김경훈 의장은 중구청장 후보로, 김경시 부의장은 서구청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다.
김인식 의원의 서구청장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정현 의원은 이미 대덕구청장 도전 의사를 밝힌 뒤 활동 중이다.
구청장 출마에 뜻을 둔 시의원 지역구에선 구의원들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접촉을 늘리고, 주변에 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이다.
지방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음에도 벌써부터 지역 정치권이 떠들썩한 이유다.
한 시의원은 “지방의회 의원치고 정치적 체급 상승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지방선거판이 어떻게 전개될지 아직 모르는 만큼 좋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반드시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