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일 오후 내린 폭우로 대전 유성구 장동 인근 도로가 침수돼 있다. 임효인 기자 |
대전, 나흘간 최대 180mm…현재까지 소규모 피해만
기상정보따라 비상단계 발령…구체적 매뉴얼은 없어
게릴라성 호우로 지역에 며칠 새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대전시의 재난 대응체계가 제대로 구현ㆍ작동될 수 있을지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대전에 최대 180mm의 비가 내리면서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하천이 범람하는 등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강원도 등 타 지역에 비해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만일에 대비한 재난대응 체계가 마련됐는지와 이 같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대전시에 따르면 기상청의 기상정보에 따라 비상단계를 발동하고 이에 따른 관련 부서를 지정해 놓은 상태다. 강풍ㆍ호우 예비특보 발효 시 비상단계보다 한 단계 낮은 사전대비단계를 가동해 비상근무와 상황판단 회의를 진행한다.
태풍예비특보나 강풍ㆍ호우 주의보가 내리면 비상 1단계를, 태풍주의보와 강풍ㆍ호우 경보 또는 교통통제ㆍ차단 상황, 국지적 피해가 발생하면 비상2단계, 태풍경보나 전면교통마비,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면 비상 3단계를 발효한다.
비상 1단계에는 재난관리과를 포함한 18개 부서 22명이, 비상2단계에선 23개 부서와 유관기관 관계자를 포함한 33명, 비상3단계에선 31개 부서와 유관기관 관계자 11명 등 47명이 근무토록 편성돼 있다.
그러나 근무조가 재난 발생 상황 시 대응할 수 있는 대전시 매뉴얼이 부재하면서 긴급한 재난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대전시 재난관리과와 각 부서 간 역할 분담과 소통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어 자칫 피해를 키울 수 있는 우려를 안고 있다.
현재까지 대전은 지난 3일 오전 9시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한 시간 만에 해제되면서 비상1단계가 작동된 바 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당분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장마에 앞서 대전시는 도로 시설물 정검ㆍ정비를 통해서도 여름철 재난에 대비하겠다고 했지만, 지난 3일 오후 5시께 한 시간 동안 내린 비로 인해 유성구 도로 곳곳이 침수되는 등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시민들의 안전불감증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다. 앞서 대전시는 호우예비특보가 발효되면서 천변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출차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지만 일부 시민들의 늑장 대처로 담당 직원들이 애를 먹어야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장마가 끝날 때까지 기상상황을 살피며 상황관리와 재난예방활동에 힘쓸 것”이라며 “위험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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