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 제1야당 최고위원에 박범계, 김태흠
여야 대표 공격수로 주목..정면 충돌 가능성도
충청의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충청권 의원들이 집권여당과 제1야당 최고위원 자리를 차지하면서다.
주인공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전 서을), 자유한국당 김태흠(충남 보령·서천) 의원이다. 두 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변방에 머물던 지역 목소리가 중앙에 전달되고 반영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한국당 7·3 전당대회에 충청권에서 유일하게 출마해 당선됐다. 충청권 재선인 김 의원은 ‘돌격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만의 강경한 목소리와 거침없는 쓴소리 때문이다.
김 의원은 충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냈고, MB 정권에선 세종시 원안 사수를 주장하며 삭발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19대 국회 입성 후엔 원내대변인, 제1사무부총장 등 당 요직을 맡아왔다.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인 박 의원은 최근 당 지도부 권역 최고위원으로 선임됐다. 민주당은 권역별 최고위원제를 운영 중인데, 박 의원은 충청·강원권 몫이다.
충청권 대표 친노·친문인 그는 참여정부에서 민정 제2비서관,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당 원내부대표와 원내대변인, 법사위원회 간사 등을 맡으며 정치 경험을 쌓았다. 19대 대선에선 대전에서 문재인 후보의 압승을 견인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역 정치권은 두 의원이 앞장서 충청 민심을 대변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최고위원 취임 일성도 ‘충청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의원은 “지역 민심을 대변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앞장서겠다”며 “충청을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완성해 국가균형발전의 시금석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도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충청이 중앙 정치무대에서 변방에 머무르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충청 발전을 견인하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최고위원 경험이 정치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고위원회는 당무집행에 관한 최고책임기관으로, 소속 위원은 모든 당무를 협의하고 집행한다.
이 과정에서 의견 조율과 협상 능력 등을 키우고 당내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면도 넓힐 수 있다. 일주일에 두 차례 정도 진행되는 최고위원회 공개발언도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꼽힌다.
한편 지역 정가에선 두 의원의 인연도 화제에 오르는 모습이다.
지난 2013년 두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노무현 전 대통령 NLL 포기 발언 논란 등을 놓고 맞붙은 적이 있다. 당시 김 의원과 박 의원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매일 설전을 벌였다.
이 때문에 여야 대표 공격수로 다시 맞붙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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