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전 지역 모 중학교에서 남학생들이 수업 중에 집단으로 성적부적절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지 2주가 지난 현 시점에서 더 논란이 되는 것은 대전교육청의 해명자료다.
대전교육청은 언론보도 이후 다음날 해명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집단으로 성적부적절 행위를 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학생들의 부적절한 행동도 해당 교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영웅심리에 따른 사춘기 학생들의 개별일탈행동이었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집단으로 성적부적절 행위를 했든 안했든 시교육청은 자체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성기를 만지고 음모 길이를 비교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은 교직원들과 학부모, 학생들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먼저 했어야 했다.
시교육청은 해명자료 발표 이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는 어떻게든 사건을 축소하기 위한 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재 포털사이트에서 대전교육청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대전교육청이 해명에 사용한 ‘영웅심리’는 물론 대전 여교사, 대전 집단, 대전 중학교 1학년, 성적부적절 등의 단어가 나온다.
여러 블로그에서도 심각한 사안을 영웅심리에 따른 사춘기 학생들의 장난으로 치부한 대전교육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이번 사건이 일어나기 전 대전 지역 모 초등학교에서는 5학년 학생들이 담임교사에게 책상과 짚고 있던 목발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위해 다시 교단에 섰지만, 이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교권을 침해했고, 큰 충격을 받은 담임교사는 결국 2개월 간 병가를 냈다.
이후 담임을 맡은 기간제교사도 2주를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등 심각한 교권침해에도 이 학교 교장은 ‘경미’한 교권침해로 판단하고 시교육청에 보고 조차 하지 않았다.
교권침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교육계의 목소리와 달리 교육당국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젊은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해명자료를 통해 사건을 축소하려는 노력보다 더이상 교사들이 교단을 떠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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