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3일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이 당원 이유미 씨의 단독범행이라는 진상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대해 정면돌파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인데 일각에선 ‘꼬리자르기’ 역풍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진상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 사건은 이유미 단독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며 “이씨가 지난 5월 5일 기자회견 후 있었던 고소고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출석요구를 하자 자신의 증거 조작이 두려워 지난달 24일 조성훈 전 비대위원과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에게 털어놨다”고 밝혔다.
이어 김 단장은 “공식적으로 국민의 당이 이 시점에 증거가 조작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관련 여부에 대해선 “5월 5일 해당 보고가 나가기 전까지 당내에서 안 전 대표에게 이 건과 관련해 보고한 적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국민의당이 대선 투표일을 나흘 앞두고 밝힌 의혹발표에 대해 당시 당 선대위에서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윗선’ 개입여부에 대해선 전면 부인한 것이다.
국민의당이 지난달 27일 진상조사단을 꾸린 뒤 6일 만에 신속한 결론을 내린 것은 의혹을 조기에 털고 이번 파문을 조기에 봉합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와 관련 비대위 회의에서 “국민의당은 어떤 폭풍우 속에서도 민생과 국익을 위해 전진하면서 반드시 재기하겠다는 결의를 다진다”며 당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제보조작 파문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건 책임을 당원 한 명에게 국한하려는 태도에 대해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만약 검찰 수사를 통해 지도부 등 윗선의 개입 사실여부가 드러날 경우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의당발(發) 정계개편 시나리오마저 점치고 있어,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정치적 책임론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당 재건의 최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안 전 대표는 이번 파문과 관련 당 진상조사단 조사과정에서 “대단히 엄중히 생각하며, 국민과 당에 정말 죄송한 일이 발생했다”며 “검찰에서 하나도 남김없이 철저하게 진상이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조사단장인 김관영 의원이 전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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