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소재 공공기관들의 세종시 이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최근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소속된 수도권 소재 산하 공공기관들을 상대로 입주 수요조사에 나섰기 때문이다.
3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지난달 8일부터 오는 7일까지 1개월간 정부부처 소속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세종시 입주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국조실 세종시지원단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행복도시 2-4생활권과 4-2생활권을 2차 공공기관 집적화 단지 후보지로 임시 지정하고 수도권 공공기관들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전 공공기관 수요에 따라 후보지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앞서 국조실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행복청의 요청으로 한 차례 입지수요를 조사했지만, 단 한 곳의 공공기관도 입주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3~4곳의 정부부처는 산하 기관에 대한 수요조사를 하고 이전 기관이 없음을 회신했고, 10여곳의 부처는 수요를 파악하고 있다.
국조실 관계자는 “지난 1월 국토연구원 입주를 끝으로 2012년 9월부터 시작된 중앙행정기관 및 연구기관의 이전이 완료된 만큼 추가 이전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얼마나 되는지 수요를 조사하는 것”이라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금까지 선박안전기술공단 등 8개 공공기관이 정부 계획과 별개로 행복청과 세종시와 개별 협상을 통해 이전을 확정했으며, 행복청은 이들을 위해 1-2생활권에 1차 집적화 단지를 조성했다.
이들 8개 기관 중 선박안전기술공단(인천 송도)과 축산물품질평가원(경기 군포), 대법원 등기전산정보센터(경기 분당) 등은 수도권에서 이전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한국전력 등은 대전ㆍ충남지역본부가 새 사옥을 마련해 옮겨오는 수준이다.
2차 공공기관 집접화단지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추진하는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단지가 된다는 점에서 기존 1차 단지와 차별화된다.
새 정부가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토균형발전에 중점을 두고 있어 세종시에 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는 데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관련 개헌 이전 국회분원 설치는 물론 행자부, 미래부 이전 등을 약속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행복청도 수도권 공공기관이 일정 규모 이상 이전하고 본사 기능이 내려오면 수의 계약을 통해 조성원가 수준으로 부지를 공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함께 세종시도 현재 도시재생을 위해 추진 중인 조치원서북부지구에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있어 공공기관 이전 지원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지금까지 세종시 이전을 완료한 정부기관은 국무조정실과 국토교통부, 복건복지부 등 20개, 소속기관은 조세심판원 20등이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은 국토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 등 15개가 지난 1월을 기점으로 모두 이전을 마무리 했다.
국조실 관계자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 차원에서 세종시가 건설되고 있기 때문에 법적 이전기관 이외의 공공기관들의 수요가 있는지 파악하는 단계”라며 “현재까지 이전을 희망한 회신은 없는 상태로 조사 종료일까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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