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대 대선 당시 대전시의회 김경훈 의장이 지역 경로당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김 의장 복당 원서 중앙당에 접수된 상태..
심사할 당무위원회 소집 깜깜무소식, 지방선거 맞물려 관심 증폭
“도대체 되는겨, 안되는겨?”
김경훈 대전시의회 의장의 복당을 두고 대전 정가에서 입버릇처럼 오가는 말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돼 무소속 신분인 김 의장의 복당 여부는 정치권의 핫이슈 중 하나다.
그는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제명됐다.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청구했으나, 돌아온 답은 기각이었다.
이를 두고 과정을 떠나 선출된 광역의회 의장을 제명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김 의장은 “당의 뜻이 그렇다면 따르겠다”며 제명 처분을 받아들였다.
이때부터 그의 하염없는 기다림이 시작됐다. 제명 이후 지역 정계에선 김 의장을 둘러싼 온갖 설(設)이 난무했다. 다른 당에서 영입 작전에 나섰다거나, 김 의장 본인이 당적을 옮길 수도 있다는 내용들이었다.
하지만 김 의장은 “의장으로서 시민만 바라보겠다”며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의회 운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이지만 정치권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무소속 의장이란 상징성과 함께 추후 복당을 염두에 둔 판단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김 의장도 측근들과 논의를 이어가며 돌아가는 정가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잠겨있던 그의 복당 문제는 19대 대선에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김 의장이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다. 공식적인 지지 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과거 행적에 대한 사과의 뜻도 전했다.
당시 김 의장은 “저 때문에 가슴 아파했던 동료의원께 다시 한 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당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는데, “단 한 번도 제 마음은 민주당을 떠나본 적이 없다”고 했다. 대선과 맞물려 자신의 복당 문제를 공론화하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이후 김 의장은 지역구(중구2)와 고향인 충북 옥천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무소속이다보니 공식 선거운동은 함께하지 못했으나, 나홀로 유세를 벌이며 문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장이 행동으로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면서 그의 복당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문 후보가 대전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김 의장의 복당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재 복당 원서는 중앙당에 접수된 상태로, 당무위원회 의결에 따라 복당 여부가 결정된다. 김 의장 측은 당무위원회의 조속한 소집을 바라는 분위기지만 깜깜무소식이다.
지역 사정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이 ‘원칙의 문제’라며 복당 반대 입장을 고수해서다. ‘복당의 키’를 쥔 지역 국회의원들도 시의회 차원에서 해결해야한다는 원칙론 기류가 감지된다.
답보 상태인 김 의장의 복당 문제는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 김 의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 서북부 지역이 정치기반인 그는 중구청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김 의장은 지난 26일 시의회 개원 3년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복당은 당이 결정할 문제고, 지금으로선 다른 당 입당 등 정치적인 행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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