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앙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청년몰이 조성됐다.
전통적인 시장의 형태가 아니다. 지역 프로야구단 한화 이글스의 협력으로 야구를 테마로 한 문화와 쇼핑, 놀이가 융합된 스포츠 펍(Pub) ‘청년구단’이다.
청년구단은 중앙메가프라자의 유휴공간을 활용 입점했고 20개의 쇼핑과 푸드코트, 한화 이글스 역사관과 포토존으로 구성돼 있다. 청년 창업가와 스포츠 동호회를 위한 세미나실도 별도로 마련했다. 청년구단 몰과 옥상에는 20여개의 중대형 야구 방송 전용 TV가 설치돼 있고, 옥상에는 대형스크린 등 행사무대를 설치해 야구팬들의 복합 문화공간으로 제격이다.
중앙메가프라자 상인회는 청년창업자에게 5년간 임대료를 동결하고 한화이글스는 청년몰 디자인에 한화이글스 브랜드 사용, 홍보관 설치와 청년몰 홍보를 지원한다. 대전시와 동구, 대전충남중기청은 교육컨설팅과 정책자금 우대, 고객유치를 위한 다각적인 홍보를 지원키로 했다. 28일 개장한 청년구단은 총 20개의 점포 가운데 현재 15개의 점포가 문을 열었다.
열정과 패기, 도전으로 힘찬 출발선에 오른 7명의 청년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제 꿈은 박술녀 선생님과 콜라보 하는 거예요.”
▲주얼리 공작소(최길미 31)는 화려하고 섬세한 주얼리를 만드는 공방이다. 일상용으로는 조금 화려하지만 한복이나 웨딩드레스와는 매우 잘 어울릴 법 하다. 개장식이 마무리 되자 최길미 대표는 주문 들어온 제품을 만드느라 스탠드 불빛에 의지한채 집중하고 있었다.
최길미 대표는 사업제안서, 브리핑, 교육, 프리마켓까지… 청년몰에 입점하기까지 결코 쉽지 않은 절차를 거쳐 청년창업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제품 하나하나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는 온라인 홍보도 적극적으로 할 거예요. 또 청년구단이 관광명소가 되면 관광상품도 개발할 예정입니다.”
31살, 청년구단에서는 가장 맏언니인 최길미 대표의 꿈은 한복 전문가들과의 콜라보다.
“청년구단 상점 밑으로 중앙시장 한복거리가 있어요. 곱디고운 한복과 제 주얼리가 만난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박술녀 선생님처럼 한국의 대표 한복 디자이너들과 콜라보 할 수 있는 주얼리공방이 되겠습니다.”
“계량한복이 아니라 생활한복으로 불러주세요.”
▲데님코 (김해인 정아영 24)의 대표는 두 사람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절친이 두 사람은 친구에서 평생을 함께할 파트너가 됐다. 데님코는 생활한복 전문 공방이다. 김해인 대표는 디자인과 제작을, 정아영 대표는 경영과 판매를 맡고 있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사회인이지만 창업의 꿈은 아주 오래전부터 키워왔다. 대전대에서 각각 패션디자인과 경영학을 공부했고, 창업학부 부전공과 캠프, 동아리를 만들만큼 창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가오픈 시기 중앙시장 원단가게와 합작품으로 만든 선인장 생활한복은 이미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발맞춰 다양한 생활한복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해인 대표는 “원단가게가 바로 인접해 있어서 재료 구하기에 최적의 장소예요. 생활한복에 청 원단을 매치해봤어요. 청 소재는 평소에도 편안하고 스타일리쉬하게 입을 수 있어서 인기가 많아요.”
한 제품당 꼬박 이틀은 걸려야 하지만, 데님코의 생활한복은 13만원, 저렴한 가격이다.
정아영 대표는 “저희는 이 공방에서 생활한복이 일상으로 전파되길 바라고 있어요. 특별한 날이 아닌 오늘 내일 익숙하게 입을 수 있도록, 생활한복 혹은 패션한복의 대중화를 이뤄내고 싶어요.”
“제철과일로 만드는 건강한 디저트 연구소입니다.”
▲프루티오(김아름 24) 매장에서는 달콤한 향이 진동을 한다. 메론, 자몽라즈베리, 골드키위, 토마토 제철과일로 만든 잼이 주력 상품인 프루티오다. 새로운 잼을 만들기 위해 멜론을 자르던 김아름 대표는 “설탕은 10% 미만, 유기농 설탕만 사용해요”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일반 잼보다는 덜 달아서 밋밋할까 걱정하는 소비자를 위해 독특한 향을 가미했다. 김 대표가 알려준 프루티오의 잼의 특별함은 바로 허브다. 과일마다 가장 잘 어울리는 허브를 잼 재료로 사용했다. 달콤한 맛과 허브의 독특한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매우 독특한 잼이다.
“가장 애책이 가는 제품은 자몽라즈베리에요. 잼에 허브타임을 넣어봤는데 맛이 상당히 좋았어요. 청년구단 펍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좋아하셨으면 좋겠어요.”
김아름 대표는 잼과 함께 콤포트도 대표 상품이라고 소개했다.개장 하루 뒤부터는 오븐도 들어와 빵 종류도 선보일 예정이다.
“청년구단 매장은 판매도 중요하지만 연구실로 활용하고 싶어요. 잼과 콤포트, 과일을 이용한 디저트와 안주까지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단체 주문도 받고 싶어요. 중앙시장에 가보면 저도 모르는 제철과일이 많아서 재료 고르는 재미도 쏠쏠해요.”
“고기집에서 시작된 특허받은 누룽지 말이입니다.”
▲눌루랄라(신중섭 29)는 핫 했다. 뜨거운 철판위, 납작하게 깔린 누룽지 위로 삼겹살, 치즈 등 다양한 토핑 재료가 올라간다. 누룽지가 눌러지면 신중섭 대표는 철판 기구로 힘차게 긁어냈다. 부서짐없이 누룽지가 둥글게 말리며 랩 샌드위치처럼 둥글게 변신했다. 눌루랄라의 시그니처 메뉴 누룽지 말이다.
일명 누룽지 말이는 고기집을 운영했던 부모님 가게에서 손님들이 밥을 긁어 먹는 모습을 보며 탄생한 생활 밀착형 아이디어다. 신 대표의 독특한 감각은 독자적인 누룽지 말이 개발로 이어졌고 특허는 등록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신 대표는 “아직은 재료가 몇가지 안돼요. 앞으로는 토핑을 늘려서 찾아주시는 분들께 든든한 한끼를 제공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앙시장에 있다보니 주방 기구나 의복을 구하기 쉽다며 상인들과의 상생도 다짐하는 신 대표.
“제가 운동을 했었는데, 그 시절 식사를 잘 챙겨먹지 못했어요. 밥 장사를 시작했으니 식사를 잘 챙겨먹지 못하는 운동하는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많이 찾아와 주세요.”
“콩드슈~ 대전을 알리는 음식이 될래요.”
▲콩드슈(서동아 27)는 전통적인 콩부각에 4가지 맛의 시즈닝을 입힌 주전부리 전문이다. 콩부각을 만드는 어머니에게 1년을 전수받은 실력으로 청년 창업에 합세했다.
“콩부각은 대전과 충청권에서 주로 먹는 반찬이에요. 지금은 충북지역 쪽에서는 알려져서 아쉬웠어요. 우리지역을 대표하는 콩부각을 알리고 싶어서 창업하게 됐어요. 콩드슈는 지역의 특색있는 콩부각을 반찬보다는 간식, 과자예요. 백태와 서리태, 버터갈릭, 와사비 4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맥주 안주로도 제격이죠.”
서동아 대표는 어머니에게 콩부각 전수를 받으며 소상공인상인진흥공단 창년창업 가업승계 교육 1년을 받았다. 이 무렵 선진지 견학을 일본으로 다녀왔고 일본 현지의 캐릭터 산업을 보며 직접 노란콩 백태로 만든 콩부각 캐릭터까지 만들었다.
서동아 대표는 청년구단 부표다. 야구 경기가 없는 기간에는 야구 페스티벌을 진행하고 할로윈과 기념일에는 무대와 옥상 루프탑을 오픈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할 예정이다.
“4가지 맛 콩부각이 대전을 대표하는, 대전을 알리는 음식이 됐으면 좋겠어요.”
“막걸리의 무한 변신 기대하세요.”
▲주로(박유덕 29) 매장 뒷켠에는 막걸리 항아리가 가득하다. 직접 빚은 수제 막걸리로 여심을 사로잡겠다는 박유덕 대표의 보물창고다. 100% 국내산 쌀을 이용한 막걸리로 시중에서 마시는 막거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목넘김이 부드럽고 상큼한 맛이 주로 막걸리의 특징이다.
작년부터 막걸리 규제가 풀렸고 청년구단에 입점까지 이뤄냈기 때문에 앞으로 막걸리를 품격있게 발전 시키고 싶다고 박 대표는 말하고 있다. 막걸리와 안주도 직접 만든다. 두부김치와 각양각색의 전으로 청년구단 펍의 전통 맛 지킴이다.
“지금은 단순히 막걸리를 주류로 분류하고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막걸리는 활용도가 높은 식재료예요. 술지게미를 이용한 음식이나 막걸리 소스를 통해 막걸리의 무한한 변신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철과일을 이용한 생과일 막걸리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청년구단 청년창업주들은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박유덕 청년구단 대표는 “우리들은 현재 공간에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하려고 합니다.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여기 있는 모두가 사업 확장을 꿈꾸고 있어요. 이미 협동조합을 구성했고요. 앞으로 체인이나 사업확장까지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대전의 청년구단 많이 사랑해주세요.”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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