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포신도시 축산악취 원인, 밤이면 남동풍ㆍ분지형 기후ㆍ역전층 탓?

  • 정치/행정
  • 충남/내포

내포신도시 축산악취 원인, 밤이면 남동풍ㆍ분지형 기후ㆍ역전층 탓?

  • 승인 2017-06-29 13:40
  • 신문게재 2017-06-30 5면
  • 유희성 기자유희성 기자
“밤에만 악취”, 원인은 “오후 8시 이후 남동풍으로 돌변, 악취 몰고 와”

“풍속 약하고 역전층 발생으로 분지형 내포신도시는 밤새 악취 저장소”

총력 대응 충남도, 정밀기상관측ㆍ설문조사 등 진행..축사 물청소 강화에 실시간 ‘카톡’ 압박까지

김덕배 홍성군의장 “근본적으로 분뇨 치우는 예산을 축사 이전 추진에 투입해야”




밤이면 집안으로 스며드는 내포신도시 축산악취의 원인이 오후 8시 이후 남동풍으로 돌변하는 등의 특이 환경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중도일보 6월 29일자·무더위 속 문 열어놓고 살 수 없는 내포신도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약간의 분지형 구조 때문에 이런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야간이면 위ㆍ아래 대기가 섞이지 않는 역전층 현상으로 악취가 신도시에 머물고 있다가 낮에 빠져나간다는 분석도 나왔다.

악취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충남도와 홍성군의 고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29일 도에 따르면 최근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는 초여름이 되면서 또다시 축산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보에 접수된 “밤이면 악취가 난다”는 식의 제보와 같은 내용들인데, 도는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일단 원인을 찾았다.

지난 달 31일부터 무인 악취 포집기(센서)와 풍속ㆍ풍향 기상관측기를 설치한 도는 이번 민원을 계기로 시간대별 풍향과 악취 농도를 분석, 오후 8시 이후부터 축사 주변의 풍향이 북서풍 등에서 대체적인 남동풍으로 바뀐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후 밤이 깊어지면서 대기가 안정, 풍속은 초속 2m 이하로 떨어진다.

문제는 이 정도 풍속이면 악취가 날아가거나 퍼지지 않고 발생지 주변에 머물러 농도가 진해진다는 것이다. 야간의 신도시는 여기에 역전층을 형성, 지상의 공기가 상공으로 확산할 수 없는 원인으로 작용해 밤새 남동쪽 축사에서 밀려든 악취의 저장소가 된다.

특이한 점은 도가 관리하는 8개 농가마다 풍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 도와 전문가들은 약간의 분지형 지형이 이런 풍향과 역전층을 유발한다고 보고 있지만, 정밀 기상관측을 통해 더 연구할 계획이다.

민원 중 “야간에만 분뇨처리 작업이나 불법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도의 조사결과 보통 오후 6시께 사료를 준 뒤 작업을 하지 않으며, 새벽 4시부터 우시장 개장 등에 맞춘 가축 출하 등을 위해 작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포 악취 관리 종합대책’을 추진하는 도와 군은 난감하다.

예상 외 기상여건이 종합대책을 무력화, 농가 이전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열심히 하는데 주민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니 한계를 느끼는 실정”이라며 “이번 주 배포한 축산악취 관련 주민 설문지를 다음 주께 회수해 결과를 면밀히 분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농가들과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카카오톡)도 만들어 냄새가 느껴지면 즉시 주의를 주고 있으며, 일주일마다 직접 방문해 물청소 강화 등을 당부하고 있다.

지속적인 민원과 집중 관리에 눈치 받는 농가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다.

보통 도 및 군의 물관리부서와 축산부서 등 4팀 이상이 관리ㆍ단속을 나오고 지난달은 금강유역환경청, 최근엔 특별사법경찰관의 단속도 병행됐다. 지난 3월에는 농가 4곳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23건의 퇴비살포 행위에 대해 지적받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끊임없는 단속으로 농가에서 스트레스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덕배 홍성군의장은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분뇨 치워 주는데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신도시와 가까운 4개 농가부터 보상금을 지급해 이전을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역전층= 대기 기온은 보통 상공으로 갈수록 낮아지지만, 기상조건으로 차가운 공기 위에 따뜻한 공기가 존재할 때가 있다. 이를 역전층이라 하는데, 공기 유동을 억제해 지상에 오염물질을 정체시켜 환경악화의 원인이 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