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속 약하고 역전층 발생으로 분지형 내포신도시는 밤새 악취 저장소”
총력 대응 충남도, 정밀기상관측ㆍ설문조사 등 진행..축사 물청소 강화에 실시간 ‘카톡’ 압박까지
김덕배 홍성군의장 “근본적으로 분뇨 치우는 예산을 축사 이전 추진에 투입해야”
밤이면 집안으로 스며드는 내포신도시 축산악취의 원인이 오후 8시 이후 남동풍으로 돌변하는 등의 특이 환경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중도일보 6월 29일자·무더위 속 문 열어놓고 살 수 없는 내포신도시>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약간의 분지형 구조 때문에 이런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야간이면 위ㆍ아래 대기가 섞이지 않는 역전층 현상으로 악취가 신도시에 머물고 있다가 낮에 빠져나간다는 분석도 나왔다.
악취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충남도와 홍성군의 고심이 더 깊어지고 있다.
29일 도에 따르면 최근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는 초여름이 되면서 또다시 축산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보에 접수된 “밤이면 악취가 난다”는 식의 제보와 같은 내용들인데, 도는 전문가들에게 의뢰해 일단 원인을 찾았다.
지난 달 31일부터 무인 악취 포집기(센서)와 풍속ㆍ풍향 기상관측기를 설치한 도는 이번 민원을 계기로 시간대별 풍향과 악취 농도를 분석, 오후 8시 이후부터 축사 주변의 풍향이 북서풍 등에서 대체적인 남동풍으로 바뀐다는 결론을 얻었다. 이후 밤이 깊어지면서 대기가 안정, 풍속은 초속 2m 이하로 떨어진다.
문제는 이 정도 풍속이면 악취가 날아가거나 퍼지지 않고 발생지 주변에 머물러 농도가 진해진다는 것이다. 야간의 신도시는 여기에 역전층을 형성, 지상의 공기가 상공으로 확산할 수 없는 원인으로 작용해 밤새 남동쪽 축사에서 밀려든 악취의 저장소가 된다.
특이한 점은 도가 관리하는 8개 농가마다 풍향이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 도와 전문가들은 약간의 분지형 지형이 이런 풍향과 역전층을 유발한다고 보고 있지만, 정밀 기상관측을 통해 더 연구할 계획이다.
민원 중 “야간에만 분뇨처리 작업이나 불법행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도의 조사결과 보통 오후 6시께 사료를 준 뒤 작업을 하지 않으며, 새벽 4시부터 우시장 개장 등에 맞춘 가축 출하 등을 위해 작업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내포 악취 관리 종합대책’을 추진하는 도와 군은 난감하다.
예상 외 기상여건이 종합대책을 무력화, 농가 이전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 관계자는 “열심히 하는데 주민들의 만족도가 떨어지니 한계를 느끼는 실정”이라며 “이번 주 배포한 축산악취 관련 주민 설문지를 다음 주께 회수해 결과를 면밀히 분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는 농가들과 휴대전화 단체 대화방(카카오톡)도 만들어 냄새가 느껴지면 즉시 주의를 주고 있으며, 일주일마다 직접 방문해 물청소 강화 등을 당부하고 있다.
지속적인 민원과 집중 관리에 눈치 받는 농가들의 고통도 만만치 않다.
보통 도 및 군의 물관리부서와 축산부서 등 4팀 이상이 관리ㆍ단속을 나오고 지난달은 금강유역환경청, 최근엔 특별사법경찰관의 단속도 병행됐다. 지난 3월에는 농가 4곳이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23건의 퇴비살포 행위에 대해 지적받기도 했다. 도 관계자는 “끊임없는 단속으로 농가에서 스트레스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덕배 홍성군의장은 본보와 만난 자리에서 “분뇨 치워 주는데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을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신도시와 가까운 4개 농가부터 보상금을 지급해 이전을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역전층= 대기 기온은 보통 상공으로 갈수록 낮아지지만, 기상조건으로 차가운 공기 위에 따뜻한 공기가 존재할 때가 있다. 이를 역전층이라 하는데, 공기 유동을 억제해 지상에 오염물질을 정체시켜 환경악화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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