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민한 성격, 거부반응에 두통약 달고 살아”..“잠 깨면서 스트레스 확”
때 아닌 에어컨 가동 따른 빈부격차 논란에..아파트 위치 따른 체감도 천지차이
한동안 잠잠하던 내포신도시에 또다시 축산악취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무더위 습격으로 창문을 열고 지내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야간 및 주말 기습 악취 공습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악취가 많이 줄긴 했지만, 역시 축사들이 밀집해 있는 한 근본적인 해결은 어려운 것 아니냐는 불안감 및 불만도 팽배하다.
29일 예산ㆍ홍성군 내포신도시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밤 10시 전ㆍ후, 특히 주말 야간이면 축산악취가 평상시보다 많이 느껴지고 있다.
더위를 식히려 창문을 모두 열고 지내는 회사원 우모(34)씨는 취침시간 가까이면 갑자기 악취가 바람을 타고 스며들어와 급하게 창문을 닫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우씨는 “농가와 주민들,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축산악취가 거의 사라진 것은 맞지만, 이상하게 10시쯤 되면 악취가 확 밀려들어 온다”며 “바람의 방향과 기압 등 기후 영향 때문인지 그 시간에 가축들이 변을 보는 것인지 무슨 작업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주부 정모(31·여)씨는 악취 농도만큼 스트레스가 확 밀려온다. 두통 때문이다.
정씨는 “이유 없이 축산악취를 맡으면 머리가 지끈거려 잠을 이룰 수 없다”면서 “약간 예민한 편이어서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도 이해하지 못하지만 혼자만의 불쾌함과 구역, 스트레스가 고통스럽다. 악취에 대한 거부반응으로 두통약을 달고 산다”고 울먹였다.
때 아닌 빈부격차 논란도 등장했다.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가동하면 냄새를 피할 수 있다”는 친구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아직 창문을 열면 시원한 데다 에어컨 가동에 따른 전기세도 부담스러워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싶은 속마음만 간직한 절약파들도 있다.
아파트 등 주거지 위치에 따른 체감도 천지차이다.
축사들과 맞닿은 A, B 아파트 주민들은 수년째 고통을 주장하는 반면 이들 아파트의 방패막 역할로 고작 1∼2㎞ 거리의 아파트 주민들은 “악취를 느끼지 못하겠다”거나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는 식으로 무심한 편이다.
심지어는 A, B 아파트의 앞ㆍ뒷동끼리도 체감도가 틀리고, 집에서도 “축사 반대편 창문만 열면 그나마 낫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관련기사= 중도일보 6월 29일자·내포신도시 축산악취 원인, 밤이면 남동풍ㆍ분지형 기후ㆍ역전층 탓?>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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