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잘못 선택해 공개 안 되고, 시기 늦춰지기도
대전 5개 자치구 구청장의 업무추진비 공개가 제각각이란 지적이다. 관계 법령 없이 자체적인 기준을 마련해 사용 내역을 공개하면서 일부 자치구에선 ‘무늬만 업무추진비 공개’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무추진비는 통상적인 조직운영, 구정홍보·대민활동, 유관기관과의 협조 등을 위해 사용하는 돈으로 예산 계획을 세우지 않고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관장의 눈먼 돈 혹은 용돈이란 말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투명한 행정정보 공개와 더불어 청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선출직의 업무추진비가 공개되고 있다.
28일 대전시 5개 자치구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본 업무추진비 공개 현황은 저마다 차이를 보였다. 동·중·서구는 지난달까지 사용한 업무추진비 내역이 공개돼 있는 반면, 유성구는 지난 4월 사용한 내역까지만 게시된 상태였다.
대덕구는 월별로 업무추진비를 공개하는 타 자치구와 다르게 상·하반기로 1년에 단 2번만 공개한다. 이마저도 담당자의 실수로 최근까지 올렸던 게시판이 아닌 엉뚱한 게시판에 게재하면서 시민들의 검색 범위에서 벗어나 있었다.
공개 방식에 있어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 대덕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에선 기관운영과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를 분류해 일시와 내용, 액수, 목적 등을 명시하는 반면, 대덕구는 유형별 건수 및 액수를 모두 더해 공개하고 있다.
업무추진비 공개에 정해진 서식이 없기 때문에 얼마나 자세히 공개할지는 구청장의 의지에 달렸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업무추진비 절감을 공약으로 정하면서 매월 5일 전후 상세한 사용 내역을 밝히고 있다. 장종태 서구청장도 민선 6기 공약으로 업무추진비의 투명한 공개를 약속하며 매월 10일 전까지 사용처와 액수 등을 공개한다.
동구와 중구, 유성구는 조례를 통해서도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 공개를 보장하고 있다. 중구는 매월 15일, 유성구는 10일 전후에 관련 내용을 게시한다.
5개 자치구 중 유독 눈에 띄는 공개 방식을 취하고 있는 대덕구는 올 하반기부터 공개 주기를 분기별로 조정하고 타 자치구 수준으로 세부적 내용을 공개할 방침이다.
대덕구 관계자는 “업무추진비 공개 규정이 없어 자체적으로 공개 범위를 결정해 공개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업무추진비 내역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것은 업무상 실수고 바로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유성구 관계자도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업체와의 정보 전달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며 “바로잡겠다”고 해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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