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국립대 집중 육성’이라는 새 정부의 대학정책 방침에 전국 19개 ‘중소형 국립대’가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 지역중심국ㆍ공립대기획처장협의회 소속 19개 대학 기획처장들은 27일 부산 부경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에 뿌리내리고 있는 지역중심 국립대가 살아야한다”며 “지역중심 국립대를 소외시키려는 정부의 대학정책은 ‘지역불균형 정책’”이라고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이날 기획처장들은 이 같은 지역중심 국공립대의 중요성과 위상을 외면하고 정부가 대형 국립대인 부산대 경북대 등 9개 지역거점 국립대 위주의 불공정 국립대 육성정책을 편다면 중소형 국립대의 경쟁력 약화로 그 지역도 공동화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기획처장들은 대형 국립대인 부산대 전남대와 각각 통합한 중소형 대학인 밀양대, 여수대 등의 예에서 보듯이 학생들이 대형 국립대로만 몰려가는 바람에 여수와 밀양 지역의 공동화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른 점을 강조했다.
이는 대형 국립대학이 발전한다고 중소형 대학과 지역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로, 만약 정부가 대형 국립대만 지원하면 여수와 밀양처럼 전국 각 지역도 공동화현상을 빚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회의에는 또 현재 서울과 광역시로 모든 것이 집중되면서 나머지 지역의 공동화가 심화되는 국면에서 국립대마저 대형 국립대 위주로 편중 지원하려는 새 정부의 대학정책은 서울과 지방이라는 격차에 이어 ‘지방 속에 또 다른 지방’이라는 또 다른 격차를 초래할 ‘지역불균형 정책’이라는 점도 부각됐다.
이날 기획처장들은 중소형 국립대들은 대형 국립대가 육성하기 힘든 분야의 인력양성에 특화되어 있고, 대형 국립대보다 적은 예산으로도 특성화 효과가 빠르게 나온다는 점에서 오히려 중소형 국립대 혁신 발전을 위한 육성 지원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류장수 회장(부경대 기획처장)은 “이날 회의는 지역균형발전을 외쳐온 정부가 오히려 지역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는 불공정하고 비효율적인 대학정책을 펴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한 자리”라며 “이날 모인 각 대학의 의견을 지역중심 국ㆍ공립대 총장협의회를 통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등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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