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대전 중앙로역네거리에서 6.10민주항쟁 30년 기념 표석 제막식이 열렸다. <사진=대전시 제공> |
윗돌 ‘독재타도 민주쟁취’, 아랫돌 ‘대전시민의 그날의 함성과 기억을 돌에 새기다’
6월 민주항쟁은 1987년 6월 10일부터 29일까지 대한민국에서 전국적으로 벌어진 반독재, 민주화 운동이다.
6월 항쟁으로 군사적 독재 정치가 마무리됐다. 형식적으로는 노태우 정권의 출범으로 귀결되면서 군사주의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어려웠지만, 정치·사회·문화적으로 민주주의의 이념과 제도가 뿌리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후 각계각층의 민주적인 시민운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6월 항쟁은 노동자, 학생, 시민, 빈민, 농민 등이 사회 전반에 걸쳐 전 지역적으로 전개한 투쟁으로 기록됐다.
6월 항쟁을 기억하기 위한 기념비가 대전에 세워졌다.
6월 항쟁 30년 기념사업 대전추진위원회는 28일 중앙로역네거리 NH농협은행 대전지점 앞(옛 동백사거리)에 기념 표석을 세우고 제막식을 열었다.
이 표석 윗돌에는 ‘독재타도 민주쟁취’라는 글이 적혀졌다. 아랫돌에는 ‘대전시민의 그날의 함성과 기억을 6·10 민주항쟁 30년 기념사업 대전추진위원회 1987명의 이름으로 돌에 새깁니다’라고 새겨졌다.
‘수많은 손들이 이 나라를 민주국가로 다시 세우는 모습’을 형상화해 윗돌과 아랫돌을 연결하는 스테인리스 재질의 구조물로 만들어졌다.
이 곳은 6월 항쟁 당시 대전 시민들이 거리로 나섰던 가장 치열했던 장소로 역사적인 상징성이 반영돼 표석의 설치 장소로 선정됐다.
조성칠 대전민예총 사무처장은 “민주항쟁에 참가했던 10분을 모아 어느 곳이 적당할 지 회의를 나눴다”며 “이곳 동백사거리가 당시 가장 격렬하게 싸움을 벌였던 곳으로 기억됐다”고 말했다.
이명남 원로목사는 당시를 생생하게 회상했다.
이 목사는 “이곳에 모여 ‘독재타도’를 외치던 그 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년이 지났다”며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자신을 희생했던 수많은 시민들이 있었기에 이 땅의 민주화는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 땅의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일이 없는 나라, 국민과 민중이 진정한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자”며 “이 표석의 의미를 후대가 이어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표석은 대전시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후원으로 세워졌으며, 최평곤 조각가와 송인도 서예가가 제작했다.
권선택 시장은 “애당초 기념표석 제작 계획은 있었는데 시비가 확보되지 않아 애먹었었다”며 “그 당시 참여했던 분들이 장년층이 됐을텐데 그때의 용기, 결단, 자부심과 함께 이곳이 추억의 장소가 될 것이다. 독재타도를 위한 민주주의의 성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은 6월 항쟁 참가자와 권 시장, 김경훈 시의회 의장, 김동섭 시의원을 비롯한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사와 기원무, 사물놀이 등 사전행사를 시작으로 묵념, 경과보고, 표석제막, 축사, 축하공연 등 순으로 진행됐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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