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부산ㆍ세종ㆍ광주 등 타진
“이전 확정되기 전 대전시가 나서야 한다” 목소리 높아
소장직 공석과 건설비 예산 등 문제로 아직 논의 중…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이하 수리연)가 타지역으로 이전을 타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리연 대덕특구 잔류를 위해 대전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7일 수리연에 따르면 수리연은 지난 4월 부산시 실무진과 ‘수리연 부산이전 추진 업무 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수리연과 부산시는 ▲3000평 규모 부지 20년 이상 무상 임대 ▲건축비 중 일부 40억원 지원 ▲1년 이상 정착비용 1억5000만원 지원 ▲외국 수학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 제공 등을 협의했다.
두 기관은 8월 부처 예산이 확정되면, 9월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 예산 증액을 협조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도 상의했다.
수리연은 부산시 외에도 세종시ㆍ광주시ㆍ대전시와 접촉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세부 계획은 부산시와 수리연 간 협의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타지역보다 부산으로의 이전에 무게가 실렸던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는 GIST(광주과학기술원) 산하 기관으로 수리연을 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세종시는 직원 아파트 공급을 검토하겠다는 방안을 냈다.
대전시와도 협의를 진행했지만, 구체적인 안건이 드러나진 않았다.
수리연은 2005년 설립 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기초과학연구원(IBS) 등 외부 기관 건물에 임대해 사용해 왔다.
연구자의 안정적인 연구 환경을 위해 연구소 고유 청사가 필요하다는 내부 여론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이날 공공연구노조 수리연 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이번 청사 이전과 관련 직원 의견수렴절차는 철저히 무시됐다”면서“연구밀집지역인 대덕도 아닌, 교통입지 조건이 편한 세종도 아닌 부산으로 추진하는 것에는 경영진의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다수 수리연 직원은 대덕특구의 잔류를 원하는 분위기다.
수리연 한 관계자는 “수리연이 연구개발 밀집 지역인 대전을 떠난다는 것에 직원 대부분이 원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수리연이 IBS 산하 기관이므로, IBS가 설립될 사이언스콤플렉스 등에 잔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대전시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수리연 대전 유치에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대덕특구에 출연연이 많아 수리연에게만 특별히 건축비나 운영비 등을 지원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수리연 규모가 작은 만큼 새로 지어질 IBS 근처 부지와 특허정보센터 부지 등에 타 건물과 함께 사용하는 방안 등을 제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수리연 소장은 사의를 표명한 상황으로, 기관장 공백과 건축비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앞으로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