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 지참 못하는 저소득 학생들 소외감 우려
오는 29~30일 대전 지역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이 현실화 되면서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학교에서 이틀간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안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도시락을 싸올 여력이 안 되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5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대전교육청과 학교비정규직노조 대전지부는 근속수당 5만원 지급, 기본급 5% 인상 등을 놓고 2차 조정회의를 가졌지만,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시교육청은 학비노조원 상당수가 학교급식조리원인 만큼 급식대란이 우려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해 일선 학교에 전달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도시락 지참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학교가 업체에 도시락은 물론 빵과 우유를 주문해서 납품 받는 것이 부당노동행위(근로자의 단결권ㆍ단체교섭권ㆍ단체행동권 행사에 대한 사용자의 방해행위)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사전에 주문하지 않고, 당일 학교 관계자가 도시락 등을 직접 구매해 오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지만, 수백인분을 사전 주문 없이 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로 인해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가 집안 사정상 도시락을 싸올 여력이 안 되는 학생들을 조사해 도시락을 구매해 줘도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도시락을 싸와도 반찬 등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한 초등학교가 총파업 기간에도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협의를 마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학교는 교장은 파업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급식조리원들과 대화를 통해 학생들에게 급식을 제공하고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총파업까지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시교육청이나 학교에서 나서서 급식조리원들과 대화를 통해 급식대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이 초등학교 교장은 “노동자의 권리 주장도 중요하지만, 급식조리원의 존재 이유인 학생들이 밥은 굶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에 모두가 동의하면서 협의할 수 있게 됐다”며 “평소 대화를 통해 급식조리원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어 온 것이 급식대란을 슬기롭게 해쳐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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