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44% 넘어
금리 인상되면 변동폭 더 클 듯… 대책 마련 필요
저신용자들의 신용대출 비중이 높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리 인상 시 변동폭이 더 커 이자 부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금융안정정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3월 말 현재 저신용차주(신용등급 7등급 이하) 가계대출 총액 중 신용대출 비중이 44.1%에 달했다.
이어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이 28.5%, 주택담보대출이 27.4%로 비슷한 비중을 보였다.
이 자료는 한은이 신용조회회사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입수한 약 100만명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저신용 차주에서 신용대출 비중이 절반가량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반면 고신용 차주(신용등급 1~3등급) 가계대출 총액에서 신용대출은 20.5%였고, 중신용 차주(4~6등급)도 27.4%에 불과했다.
저신용 차주는 소득이나 자산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 담보가 필요없는 신용대출 상품을 선호한 결과다.
문제는 신용대출 금리가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가중평균금리 통계를 보면 지난 4월 예금은행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연 4.52%(이하 기준)로 가계대출 평균금리 3.41%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았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도 상황은 비슷했다.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20.78%로 가계대출 평균 14.28%보다 6.50%포인트나 높았다. 상호금융은 신용대출 금리가 4.56%로 가계대출 평균 3.85%에 비해 0.71%포인트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금리가 오르면 금리 상승폭이 더욱 커 이자에 대한 부담이 상당할 수 있다.
지난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금리를 올리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미국이 추가로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국내 시중금리가 더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신용대출 금리가 담보대출 금리보다 가파르게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신용대출 금리는 개인 신용도를 바탕으로 적용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이다.
한은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앞으로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신용대출에서 금리상승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신용대출 비중이 높은 중·저신용 차주의 채무상환 부담이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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