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세 인상 10가지 시나리오 모두 ‘인상’이 핵심
“경유차 미세먼지 주범 아니다” TF팀 내부서도 반대
담뱃세 이어 꼼수 증세… 서민 부담만 가중될 것 지적
정부가 경유세 인상 개편안을 내달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꼼수 증세’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100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과 관련해 경유 가격을 휘발유의 90%, 100%, 125%로 현행보다 올리는 방안을 포함해 10가지 개편 시나리오 모두 경유세 인상이 핵심이다.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는 경유세를 휘발유보다 25% 비싸게 책정하는 방안도 담겨 있어 에너지 세제개편안 연구용역 결과대로라면 경유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점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는 매우 크다.
실제 국립환경과학원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통계를 보면 미세먼지 발생원은 국내가 아닌 국외 영향이 적게는 30%, 많게는 50%로 분석됐다. 고농도 미세는 국외 영향이 최대 80%까지 늘어났다.
지난 정부에서 미세먼지 주범으로 경유차를 지목하고 가격 조정방안에 착수했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옅어지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한 것. 경유차가 미세먼지 발생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과만 입증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유세 인상안은 정공법이 아닌 꼼수 증세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경유세 인상은 제2의 담뱃세 인상이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우세하다. 흡연 억제를 위해 2015년 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2000원 인상한 것과 경유값을 올린다는 전략이 매우 흡사하다는 주장이다. 가뜩이나 높은 비중의 간접세에 경유까지 인상할 경우 조세 체계도 심화 될 수 있고 소득재분배를 저해하고 양극화를 악화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차량 2099만대 중 41.1%인 862만대가 경유차다. 이중 보조금을 받는 300만 여대의 화물차를 제외하면 서민과 생계형 소상공인이 주로 타는 소형 승합차가 대다수다.
경유차를 운전하는 소상공인은 “경유세 인상은 서민들에게 가혹하다. 미세먼지 문제로 물론 있겠지만 가격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경유세 개편안 조치는 서민들의 생계보다는 입증되지 않은 미세먼지에 방점이 찍혀 있다.
문재인 정부 또한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 운행을 중단하고 미세먼지 배출량을 현재보다 30%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당장 미세먼지를 잡을 수 없다면, 국내가 아닌 국외의 영향이 크다면 실효성 있는 장기적인 대책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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