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엔 대전유성서 권시장과 만남의 자리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말 사이 충청권 곳곳을 누볐다. 다양한 현안을 살펴보고 각계각층의 민심을 수렴하기 위해서다.
이 총리는 지난 24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에 위치한 청춘조치원 프로젝트 사업현장을 잇따라 찾았다. 이 총리는 문화재생 사업으로 먹거리 장터로 탈바꿈한 옛 조치원 정수장과 주거환경개선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침산 새뜰마을에서 만난 주민들과 막걸리를 나눠마시는 등 소통에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이 가운데 이 총리는 구도심인 조치원의 주민들이 세종신도시로 유출된다는 우려를 접한 뒤 “조치원에서 불과 10㎞밖에 젊은 소비자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 세종시에 20만명, 앞으로 50만명이 살 날도 오겠지만,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는 조치원이 된다면 성공한다. 길게 봤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도담동 로컬푸드 직매장인 싱싱장터로 자리를 옮겨서도 주민들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이 총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그날 새벽에 딴 것을 그날 저녁 식탁에 올리는 게 영양이나 신선도, 안전도 모든 면에서 최고인데, 세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세종은 공무원들이 주변에 연고가 없어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자립할 수 있는 절호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엔 이시종 충북지사,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과 함께 청주시 혜능보육원을 방문했다.
이 총리는 지자체의 재정 상황에 따라 아동복지 지원 격차가 크다는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가난한 지방일수록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돈의 한계가 있다. 그런 곳일수록 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다. 그러다 보니까 쓸 돈은 적고, 써야 할 곳은 더 많고 결과적으로 격차가 커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 총리는 “국가업무로 환원한다는 것이 단기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교부세 차등지원처럼 어려운 지역은 조금 더 많이 돕는 방법으로 격차를 완화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고아라면 부모가 돌아가신 경우를 고아라 그랬다. 지금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을 고아라 부른다”며 “이건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어른들이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앞서 이 총리는 지난 23일엔 대전 유성구의 한 식당에서 권선택 대전시장과 만났다. 권 시장은 이 총리에게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대전이 최적지임을 강조하고, 국방첨단산업분야와 자율주행차 시범사업 등의 중점 육성 필요성을 제언했다. 권 시장은 KTX 서대전역 활성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고, 대전·충남지역 인사 발탁 고려도 요청했다.
이 총리는 권 시장의 이런 요청에 “타 시·도가 과학분야와 관련해서는 대전과 경쟁구도를 꺼리는 것 같다”라며 우회적으로 대전이 가진 과학 인프라의 우수성을 치켜세웠다. 이 총리는 “대전과 호남지역 간의 이동 수요를 감안할 때, KTX 운행차량 감차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서대전역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이 총리는 트램의 조기 착공에 대한 적극 지원 의지도 보였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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