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중소기업청의 대전 잔류를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에 요청해 귀추가 주목된다.
잔류 요청은 문재인 정부가 이달 말 열릴 임시국회에 중소기업청의 중기부 승격 등이 담긴 정부조직 개편안을 제출하면서 세종시로 떠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안팎에선 중기부가 세종시로 이전될 경우, 산하 기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도 덩달아 이전할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은 지난 24일 중앙시장에서 대전을 찾은 김 장관과 오찬을 갖고 중소기업부의 대전 잔류를 요청했다. 권 시장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현 중소기업청이 세종시로 이전할 경우, 대전의 인구 유출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고,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중소벤처기업부가 대전에 잔류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수인 만큼 적극 협력해 달라고 김 장관에게 요청했다”고 전했다.
권 시장은 설사 중소기업청이 세종시로 이전하더라도 국세청은 정부대전청사에 남기고, 문화재청과 산림청 등은 옛 충남도청사에 입주시켜 대전에서 청 단위의 정부조직이 특화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도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신설되는 차관급의 과학기술혁신본부를 대전에 입지토록 해 대덕연구개발특구와 과학벨트 등과 연계한 과학기술혁신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해줄 것도 제언했다.
권 시장은 안전체험시설의 대전 배치 필요성도 촉구했다.
권 시장은 또 행자부가 시행 중인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추모공원 조성 기본계획을 위한 용역과 맞물려 시설 부지 내 관통 도로 이설에 따른 추가 비용 예산 확보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는 전문가 자문회의와 유족회의 요청에 따라 부지내 관통 도로를 이설하면 70억원 상당의 예산이 증액돼야 하지만, 예산부처인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행자부가 당초 사업비를 고수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시로서는 추모관 등의 설치와 전시 콘텐츠 확보 등을 위한 사업비가 부족해질 우려가 있어 추가 예산이 마련돼야한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권 시장이 요청한 (중소기업청 잔류 등의) 사항은 상당히 근거가 있고 설득력이 있는 만큼, 정부조직 개편 때 충분히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면서 “제가 결정하는 일이 아니지만 권 시장의 요청에 상당이 공감이 가는 만큼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행자부의 세종시 이전은 ‘해야될 일’이라고 규정하고, 행자부 공직자들도 각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장관은 대전시가 중앙시장 내 중앙메가프라자 3층에 조성한 청년몰 ‘청년구단’에서 청년창업가들과 만나 “청년 창업가들은 한국의 어려운 경제를 뚫고 나갈 에너지”라며 창업 성공을 기대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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