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 우리는 어떤 인재를 바라는가

  • 오피니언
  • 오늘과내일

[오늘과 내일] 우리는 어떤 인재를 바라는가

  • 승인 2017-06-25 11:05
  • 신문게재 2017-06-26 21면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 (前 청와대 대통령 전담통역관)
▲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 (前 청와대 대통령 전담통역관)
한 국가가 국가로서의 기능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국가를 구성하는 수많은 요인이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재(人材)가 필요하다. 우리는 흔히 소위 평균 이상 잘난 사람들을 보면 인재(人材)라는 말을 사용한다. 그 사람이 남다른 학식과 소질과 재능을 가지고 대의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서 나오는 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의 지도자나 대개 국가의 큰 재목(材木)으로 쓰일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그렇게 표현해왔다. 그런데 그 인재(人材)라 불리는 사람들이 역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실제 그렇게 쓰임 받는 경우도 있었지만 반면에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경우이고 오히려 국익에 손실을 가져다주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물론 모든 일에는 찬반양론(贊反兩論)이 있을 수 있다. 국가의 지도자나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 수혜를 입은 사람들은 긍정적인 평가를 할 것이고 반면에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했거나 오히려 한 정치인의 정책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두고두고 부정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지극히 자명(自明)한 일이다.

대한민국의 정치사에서 두고두고 존경받는 정치인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냥 생을 마치고 나서도 욕만 먹지 않는다면 그런대로 괜찮았던 정치인이다. 대부분의 큰 정치인들은 흔히 어린 시절부터 인재(人材)라는 말을 듣는다. 사람 보는 눈은 다 거기서 거기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그 인재라고 불리던 사람들이 정치판에 들어오면 인재(人災)가 되어버리는 게 문제다. 국가와 공익을 위해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됐던 사람들이 그 위치에 서게 되면 오히려 국가와 공익에 해(害)가 된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일을 할 인재(人材)가 필요한거지 일을 낼 인재(人災)가 필요한 게 아니다. 지방의회에 걸 맞는 사람이 있고, 자치단체장에 걸 맞는 사람이 있고, 중앙정치에 걸 맞는 사람이 있다. 모든 것이 자신의 그릇에 어울리지 않는 것을 담으려고 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자꾸만 반복해서 인재(人災)가 만들어지는 것은 냉정하게 생각하면 우리 국민들에게도 적잖은 책임이 있다. 운동경기를 해도 축구에는 축구선수가 필요하고 야구에는 야구선수가 필요하지 않나. 그런데 왜 우리는 각 지역마다 정해진 몇몇 선수들을 가지고 축구와 야구는 물론 체조와 격투기까지 출전시키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선수를 선발하고 있는 것일까. 현 시대는 왕정도 아니고 과거와 같이 무력을 기반으로 정권을 창출하는 원시적인 체계도 아니다. 대의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우리의 대변인을 선출하는 21세기 민주주의국가 아닌가.

특히, 대의민주주의에서 정치인의 잘못도 문제지만, 각 선거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그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국민들의 책임도 크다. 선거가 단지 시험 보듯이 오지선다형 답안지 안에 무엇이든 적당히 찍어서 될 일은 아니지 않나. 주변에서 흔히들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는 푸념을 한다. 지역을 자주 살피고 시민들과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중앙정치를 하며 입법을 하고 국가차원의 정책과 전국적인 민원을 처리해야 하는 국회의원이 지역구에만 항상 돌아다니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오히려 그런 국회의원은 중앙정치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것은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야 할 일이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는 분명하게 그 역할과 목적이 구분되어 있다. 치과에 가서 복통을 치료해주지 않는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제 정치와 선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의식도 좀 개선되어야 한다.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 벌 중 하나는 자신보다 저급한 사람들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플라톤의 말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해석해보자.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정치에 참여하는 경우 국민들의 손에 의해 잘못된 정치문화와 저급한 정치인 및 정치풍토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작금의 대한민국 현실이다.

지방의회 의원에게 요구해야 할 것이 있고, 자치단체장에게 기대해야 할 것이 있다. 그리고 중앙정치에서 입법과 국가전체를 아울러야 하는 국회의원에게 우리 지역만 지나치게 돌봐주길 요구하는 것이야말로 집단이기주의의 극치가 아니겠나.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 (前 청와대 대통령 전담통역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