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국가규모 체육조직에는 홍보 전담부서가 있어 보도와 기록물 관리가 잘되고 있으나 시·도체육회나 종목단체는 그러지 못하고 있다.
문서철로만 보관되던 과거와 달리 디지털 시대의 기록물 관리는 보다 체계적으로 쉽게 정리할 수 있다.
모두가 눈코 뜰 새 없이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며 살지만 자신과 우리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필자는 대전시 체육회에서 발주한 ‘대전체육사(2001년)’와 ‘대전생활체육20년사(2012)’ 사업에 참여하면서 기록물의 소중함과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체육역사물을 제작할 때 체육회와 종목단체의 기록이 매우 중요하고 수집이 어려운데, 순조롭지 않았던 체육단체 통합과 맞물려 기록의 소실이 우려된다.
대전시처럼 체육사 제작 사업을 통해 ‘지역체육사’를 발간한 지역은 대구, 대전, 전북, 충남, 충북, 김천, 상주, 울진, 통영, 포항, 함양 등이 있고, 생활체육20년사를 발간한 지역은 대전과 부산이 유일하다. 장애인체육의 역사는 부산과 충북이 각각 10년사를 제작한 것으로 조사되어 체육역사물 제작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는 다르게 홍보관이나 역사관을 건립하거나 설치한 시·도들도 있다.
김천시는 2009년 스포츠 도시의 명성을 높이고자 체육 발전의 주요 자료들과 향토를 빛낸 체육인들의 전시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홍보할 수 있는 ‘김천체육홍보관’을 개관했고, 춘천시는 2009년 10월, 송암스포츠타운 실내테니스장 로비와 복도에 춘천 체육인 메달전시코너, 스포츠 장비 변천코너, 국내 유명 체육인 브로마이드 코너와 멀티 터치식 디지털 동영상 홍보관 설치를 통해 춘천체육역사관을 조성했다. 구미시와 남양주시도 체육역사 박물관을 세웠다.
지역의 체육역사관은 지역 체육 발전이 선배들의 피와 땀의 성과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후배들에게 더욱 분발하는 계기를 심어주게 되고 나아가 지역 체육의 비전을 제시하게 되며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
개관식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렇게 역사관을 통해 기록해 놓지 않으면 후대에는 알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기를 놓치면 사료들은 소실되기 마련이다. 다리품을 팔아가며 고인이 된 체육인들의 자손들을 만나 한 점, 한 점 수집된 사료로 체육박물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1920년에 창립된 대한체육회는 2020년이면 100주년이 된다. 대전시 체육회도 89년에 창립되어 2년 뒤면 30년이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도부터 국내 체육의 역사를 정리하고, 체육 유물 및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 보전, 전시하기 위해 250억 원을 들여 ‘체육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림픽 기념관과 연계 운영하여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대한체육회는 “스포츠인 역사보존 사업”을 실시하여 체육회관 건립과 대한체육회 100주년 기념사업, 명예의 전당 건립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지역 체육의 역사와 체육 원로들의 생애사, 전시물에 얽힌 사연들은 드라마나 영화, 소설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지역별로 스포츠박물관 건립과 체육역사서 제작이 필요하다.
빛바랜 사진과 기념물들을 바라보면서 과거의 영광과 옛 동료를 추억하는 스포츠역사박물관이 국립체육박물관과 함께 지역마다 건립되기를 희망한다.
정문현 충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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