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쇄신안 ‘당협 재심사’, ‘1월말 후보 공천 완료’
지역 정치권, “홍준표발 개혁 쇄신안 직격탄 맞나?” 촉각
충청권 보수 진영이 자유한국당 7·3 전당대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력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협위원회 전면 재심사’를 당 쇄신안으로 제시하면서다.
내년 1월말까지 지방선거 후보 공천을 완료하겠다는 계획도 밝혀 지역 정치권이 ‘긴장 모드’에 들어갔다.
홍 전 지사는 최근 초재선 의원들이 주최한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쇄신안을 내놨다.
전원 외부인사로 구성된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전국 당협위원회를 재심사하겠다는 구상이다.
각 지역 당협위원장을 교체해 당의 뿌리부터 개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당 조직과 공천제도를 완전히 혁파해 ‘전투적인 보수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선거 후보 공천 시점도 내년 1월로 못 박았다.
홍 전 지사는 “정치는 전쟁이고, 전쟁엔 전사가 필요하다”며 “253개 지구당을 모두 재심사하고 내년 1월말까지 후보 공천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지사가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다음달 중순부터 대대적인 인적·조직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한나라당 시절 당 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 혁신위원장 등을 두루 역임한 만큼 ‘칼을 댈 곳’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이유에서다.
당 대표 경선은 홍 전 지사와 원유철, 신상진 의원 간 3파전이나, 홍 전 지사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지역에선 “홍준표발 쇄신 직격탄을 맞는 게 아니냐”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지역 보수층은 홍 전 지사의 쇄신안을 ‘당 인물과 조직을 모두 뜯어고치겠다’는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혁신위원회의 당협위원회 심사 기준은 당 기여도와 조직 관리 여부 등으로 예상된다.
19대 대선에서 홍 전 지사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지역도 집중 심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 전 지사는 대전에서 득표율 20.30%로 문재인(42.93%), 안철수(23.21%) 후보에 이은 3등에 그쳤다.
자치구별로는 중구에서만 유일하게 안 후보를 제치고 2등에 올랐다.
당장 보수 인사들 사이에선 “홍 전 지사가 당권 강화를 위해 당협위원장 줄 세우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선 새 인물을 대거 수혈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시각도 있다.
전면적 당 쇄신엔 인물 교체가 필요하다는 전제 아래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인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외부 인사 혁신위원회 구성, 당협위원회 재심사 같은 당 쇄신방안은 당을 뿌리부터 바꿔보겠다는 의도나 다름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보수 조직이 사람은 물론 조직개편 바람에 휩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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