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이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때이른 무더위까지 이어지자 각종 축제성 행사 취소여부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비를 기원하는 홍성군의 기우제 모습. |
자치단체 국가재난에 비난 살까 눈치 보며 홍보도 전전긍긍
관광업계 여름 휴가철 앞두고 특수분위기 사라질까 조바심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과 때 이른 무더위까지 이어지면서 각종 축제성 행사의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축제성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국가적 재난극복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지만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오히려 관광객의 발길을 돌려 지역경제만 악화시킨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다.
22일 충남도와 일선 시군에 따르면 농번기를 피해 여름철을 앞두고 추진되던 각종 축제성 행사가 가뭄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취소되거나 연기, 축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서산시는 오는 8월 12일부터 1박2일의 일정으로 개최하려던 빅필드뮤직페스티벌을 전격 취소했다. 간월도를 배경으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올해 3회째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각국의 밴드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대회마다 1만여 명의 관광객이 몰렸다. 한국관광공사의 공모에도 선정돼 1억원의 국가지원까지 받기로 했지만. 가뭄이 이어지자 전격 취소됐다.
서산시는 7월 8일과 9일 개최하려던 서산시장기 생활체육체육대회도 이달 말까지 충분한 양의 비가 오지 않으면 대회를 취소하기로 했다. 국민체육관 수영장도 물을 절약하도록 수리를 마치고 개장하려던 계획을 바꿔 다음 달 한 달간 휴장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군도 가뭄피해가 이어지면서 최근 농업경영인단합대회를 무기 연기해 사실상 취소했다. 읍면별 체육대회는 지난달 말까지만 개최하고 이번 달에 열려던 금마면 체육대회 등을 모두 오는 9월 이후로 연기했다. 이번 달까지 비가 오지 않으면 각종 축제성 행사를 모두 취소할 계획이다.
가뭄피해가 심각한 태안군에서는 최근 유명가수를 초대해 열리는 군민위안 가요제가 개최를 둘러싼 찬반 설전을 벌이고 있다. 해수욕장마다 준비 중인 개장행사에조차도 가뭄으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줄을 잇는 행사취소는 국가 재난극복이란 명분에서 충분한 비가 오지 않으면 앞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가뭄으로 말미암은 어려움에 심정적으로라도 동참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기 때문이다. 소모적 축제성 행사에 대한 곱질 않은 시각도 행사취소를 부추기고 있다.
반면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광업 종사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행사취소가 오히려 관광수요를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반론도 제기하고 있다.
10년 전 허베이스피리트 유류피해 당시 국가적 재난극복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역의 음식, 숙박, 특산물 등 자영업과 관광업, 어민들만 혹독한 시련을 당했던 사실을 근거로 내놓고 있다.
김인배 충남관광협회장은 “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줄었는데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행사마저 취소되면 관광객이 오고 싶어도 올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국가적 재난을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오히려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포=맹창호ㆍ유희성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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