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자력연구원 내 파이로프로세싱 시설 |
고준위폐기물 이송용기 ‘KSC-1’ 2014년부터 사용중단
국가적 위급상황 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용기 없어…
“이른 시일 내 기술개발 또는 수입 필요해”
국내에는 현재 사용후핵연료 운반에 사용할 ‘용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4년 전까지 운반용기로 사용된 한국원자력연구원의 ‘KSC-1’이 2014년 법적으로 사용이 중지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핵연료가 깨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 닥쳤을 때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우려다.
21일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고리1ㆍ2ㆍ3호기, 한울 2ㆍ3호기, 한빛 1ㆍ2ㆍ4의 사용후핵연료 1699봉이 1987년부터 2013년까지 21차례 걸쳐 대전으로 이송됐다.
이때 사용된 운반용기는 KSC-1으로, 1987년 원자력연구원 주관으로 만들어졌다.
KSC-1은 당시 낙하(충격)시험, 열시험, 침수시험 등 각종 안전시험이 배제된 채 컴퓨터 코드 계산(수치 모델링)만으로 용기가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약 27년간 사용이 된 KSC-1은 지난 2014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성능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사용 중지’상황에 처했다.
구정회 원자력연 핵주기전략기술개발부장은 “2014년부터 KINS의 규정이 높아져 KSC-1의 성능시험을 기술적으로 진전시킬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법에 따라 KSC-1은 사용할 수 없는 ‘사용 중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전에 들어온 사용후핵연료를 발생지로 돌려보내겠다는 원자력연구원의 약속이 쉽게 지켜지기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그보다 사용후핵연료가 깨지는 등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재빨리 수송해 조사나 실험으로 원인을 찾는 방식의 대처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KSC-1을 대체할만한 운송용기는 국내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개발한 KN-12, KN-18도 있지만, 운반 규모가 작아 원자력발전소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에 새로운 사용후핵연료 운송용기를 임시로 수입하거나 이른 시일 내 국내에서 기술개발을 마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은 “핵연료가 파손되거나 하는 국가적 위급상황 시 핵연료 이송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는 등을 다양한 실험을 진행해야 하지만 당장 이송용기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이송용기를 이른 시일 내에 개발하든 수입하든 확보해 두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역시 원자력연구원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원내 차원에서도 운송용기 등에 관해 가장 걱정하는 요소는 국자적차원에서의 대응”이라면서 “용기 빨리 개발하든지 수입하든지 해야 한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원자력시설안전성시민검증단 3분과는 원자력연구원에 사용이 중단된 KSC-1과 KINS가 요구하는 차폐용기에 대한 규정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했다. 최소망 기자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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